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조기 종료를 선언하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인요한 혁신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혁신위가) 치료법을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면담은 이날 혁신위가 조기 활동 종료를 선언한 뒤 곧바로 이뤄졌다. 면담 일정은 인 위원장의 요청으로 지난주부터 조율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인 위원장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 됐다.
안 의원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탄생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제가 연초부터 주장했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 공감하지 않다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크게 패하면서 사실임이 밝혀졌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혁신위가 종료하면서 수도권 위기론을 불식시킬 정도로 당이 혁신하지 못했다면 국민들은 혁신위를 지도부의 시간 끌기용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 위원장과 저는 둘 다 의사인데, 저는 혁신은 실패했다고 본다. 인 위원장께서도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본다"며 "이제는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낼 것인지, 혁신위의 희생에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당의 앞으로의 혁신 방향 4가지를 언급했다. △내각 및 내년 총선에서 과학기술인재의 적극적인 발굴과 공천 △분열된 대한민국 대통합 및 민생 중심 실용 정부로의 전환 △당내 지도자들의 정치적 희생 △건강한 당정 관계의 회복 등이다.
앞서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가 '주류 희생'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한 것에 대해 안 의원은 "혁신과 희생을 위한 압박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분들이 공천권 욕심 있는 분들이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안 대표께서 비판한 우리의 부족한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많은 사람들이 저와 우리 혁신위원들에 기대가 컸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