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라는 말만 들어도 살 떨립니다. "
전남 고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데 이어 무안의 한 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항원이 검출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오후 2시 전남 무안군 일로읍의 한 오리 농장.
초동방역팀이 농장 출입 제한을 위해 설치한 바리게이트 뒤로 굴삭기와 트랙터가 오리를 살처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방역차량들도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된 농장 주변을 돌며 소독약을 살포했다.
이 농장에서는 이날 오전 8시쯤 진행된 출하 전 검사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됐다.
특히 이곳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지역으로 최근 5년간 반경 3㎞ 이내 농가에서 2차례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농장 내 오리 1만 6천 마리와 오리 농가 반경 500m 내에서 사육 중인 닭 8만 마리도 살처분했다.
무안 오리 농장 반경 10㎞ 내에는 가금농장 47곳에서 닭 227만여 마리, 오리 28만 여 마리 등 모두 256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무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사례가 발견돼 인근 농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근에서 오리농가를 운영하는 박성진씨는 "출하까지 일주일이 남았는데 인근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나와서 걱정된다"면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리면 그동안 고생이 헛수고가 돼 조류인플루엔자라는 말만 들려도 살이 떨린다"고 하소연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전라남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전남 고흥군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전라남도는 아직 무안 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확진 여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에 준하는 수준으로 방역에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를 방역 지역으로 지정해 이동 제한 및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전남도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2명)을 투입해 해당 농장에 대해 출입 통제 및 소독 등 방역 조처했으며 전남도 현장 지원관을 파견해 주변 환경조사와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중동 세일즈외교를 마치고 이날 귀국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대응
긴급재난대책 회의를 열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협력해 원천적이고 철저한 대응으로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