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카카오, 드디어 직원 앞에 서는 김범수

오는 11일 임직원들과 간담회
비상경영회의 시작 한 달 반만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쇄신 방향성 논의"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황진환 기자

바람 잘 날 없다. 현재 카카오의 상태다. 핵심 경영진이 검찰에 구속돼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언과 경영진 비리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노조 갈등도 겹쳤다. 결국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직원들 앞에 서기로 했다.


일단 '침묵 모드'였던 김범수, 직원들 앞에 서기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경영 쇄신에 들어갔던 김범수 창업자가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오는 11일 오후 카카오 본사에서 오프라인 및 사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임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사내망에 공지했다. 카카오 본사 직원이 아닌 계열사 직원은 참여할 수 없다.

주제는 '카카오의 변화와 쇄신의 방향성'이다. 세부 안건에 대한 사전 공유는 없었지만, 직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창업자가 쇄신위원장으로서 쇄신의 방향성을 크루(직원)들과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의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심각한 건 역시 사법 리스크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카카오 법인은 기소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 회계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욕설 논란이 터졌고 이로 인해 임직원들의 잦은 골프 게임, 데이터센터 건립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리 의혹 등 만만치 않은 사안들이 폭로됐다.

안팎으로 혼란이 가중되자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는 지난 4일 판교아지트 로비에서 경영 쇄신 과정에서 직원 참여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이에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노조에 보내는 공문을 통해 "회사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곳을 노동조합이 사용할 권한이 없다"며 "사내 오프라인 장소나 온라인 전산망을 활용해 노조 활동을 하려면 사전 협의를 거쳐달라"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사실상 첫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고 반발했다. 회사 측은 "단체 협약에 따라 사전 협의를 요청한 것이지 노조 활동 중단을 촉구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노사 갈등까지 불거졌다.


김 창업자, 근본적 해법 내놔야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 소통 자리에 나선 건 다행이지만, 다소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 쇄신을 선포하고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한 달 반, 횟수로 따지면 6차례가 지나고 난 이후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어서다. 이 과정에서 김 창업자의 30년 지기인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욕설 논란이 불거졌고, 또 다른 경영진의 비리 의혹 등이 폭로되면서 그 사이 내부 갈등은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한 직원은 "어느 정도의 답변이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지적했던 문제점에 대해선 아무 말 없다가 이제와 소통 자리를 만드는 게 자칫 형식적이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상경영회의 전후로 '메시지'를 냈지만,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답은 없었기에 이제는 김 창업자가 어느 정도의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는 보도자료나 취재진들과 만나 "나부터 반성하겠다",  "새로운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연내 가시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말은 해왔지만, 문제가 되고 있는 시세 조종 혐의나 욕설 논란·건설 프로젝트 비리 의혹, 인적 쇄신 등 현재 카카오에서 핵심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속 시원히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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