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진주의료원'으로 불리는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이 300병상 규모로 추진되지만, 중장기적으로 500병상으로 확대해야 의료 품질과 전문의 확보를 비롯해 공공병원의 최대 약점인 수익성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됐다.
경상남도가 6일 내놓은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 의료·운영체계 수립 연구용역' 최종 결과를 보면, 500병상은 20개 이상 진료과 개설 등 종합 진료가 가능하고, 진료과별 전문의 수도 평균 4명 이상, 3인 이상 진료과가 50%를 넘어 운영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용역은 (주)엘리오앤컴퍼니가 수행했다.
300병상급 전국 13개 지방의료원이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 상태로, 수익성과 품질의 동시 확보는 500병상 이상 규모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병원 운영의 최대 관건인 의사·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규모가 큰 의료기관을 선호하고, 병상 규모가 클수록 이직률이 낮아지는 경향이어서 핵심 인력 확보가 쉽다고 전망했다.
옛 진주의료원을 대체할 진주병원은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등 진주권역 공공의료를 담당한다. 진주권역에는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역 주민들은 '의료 전문성'을 이용 여부를 결정할 조건으로 꼽았다.
진주병원의 비전은 '필수의료와 고품질 서비스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병원'으로 제시됐다. 종합병원 요건을 충족하고자 300병상 이상의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9개 필수 진료과목을 포함해 18개 과를 유지한다.
기존에는 23개 과를 계획했지만, 안과·비뇨의학과·이비인후과·신경외과 등 4개 과는 별도 공간과 장비가 필요한 만큼 병상이 늘어날 때 신설을 검토한다. 작업환경의학과는 지역 수요가 적어 제외됐다.
취약계층 의료안전망 구축과 의료공백 해소, 정책병원이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시니어의료센터·장애인보건의료센터·건강검진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모자센터·호스피스센터·호흡기감염병센터·인공신장센터 등 8개 전문센터를 구성하는 방안이 나왔다.
진주병원만의 차별화 방안이 눈에 띈다. 진주병원이 접근성 측면에서 진주·사천시만 실질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이란 우려를 없애기 위해 지역 보건의료기관과 연계한 원격진료를 하고, 전 병실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으로 의료 품질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근 의료 법령 개정과 미래 전망을 반영해 병실 크기를 50㎡(6.6mⅩ7.5m)로 제안했다. 특히 입원 병상을 280병상 규모로 운영하면 개원 2년 차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80병상은 중환자실 13병상, 감염격리 7병상을 제외한 규모다. 초창기 160병상을 운영하면 운영비는 감소하지만,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파견직 전문의 고용 규모를 최대한 확대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전문의는 내과계 25명, 외과계 10명, 응급의학과 6명을 포함한 지원계 12명 등 49명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경상국립대병원과 김해권(양산부산대병원)·진주권(경남도의료원 진주병원)·창원권(마산의료원)·통영권(통영적십자병원)·거창권(거창적십자병원) 등 지역책임의료기관과의 협력 체계가 전문의 파견 협력을 활성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대학병원의 브랜드와 경험 등 개원 초기 의료품질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위탁 운영방식을 제안했다.
현재 전국 대다수 지방의료원은 직영 방식이다. 직영 방식은 산하 공공기관으로 원활한 소통과 정책사업 논의가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의료진 수급 한계와 개원 준비에 필요한 전문인력 영입에 제한이 많다.
현재 마산의료원(경상국립대 병원)처럼 일부 위탁 운영하는 방식은 직영보다 의료진 수급이 비교적 좋지만, 일부 파견에 따른 오너십(주인 의식)의 한계가 있다.
다만 전체 위탁 방식은 의료원장의 임기 보장과 수탁기관으로부터 자율성 확보, 의사 결정 권한 폭 확대 등 보완 장치 유무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애초 진주병원은 2025년 착공에 들어가 300병상 규모로 2027년 개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의회에서 '적자 운영'을 우려로 설립에 제동을 걸면서 차질이 우려된다.
도의회 상임위 단계에서 벌써 두 번이나 '경남도의료원 진주병원 부지 매입 및 신축' 건을 막아 사업비가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최소 6개월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착한 적자'라는 공공병원의 공익성을, 이제는 '세금 먹는 공공병원'이 되지 않도록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작용했다. 2013년 홍준표 전 지사가 강제 폐업의 명분으로 삼은 '적자 운영'의 이유와 판박이다.
도는 내년 1월 임시회 때 진주병원 용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쯤 병원 설립 기본 계획을 수립한다. 여기에는 설립 일정, 직영·위탁 등 운영 방안, 전문인력 확보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다.
경남도 이도완 복지보건국장은 "진주병원 설립은 경남도 역점사업으로 계속 추진한다"며 "도의회 설득을 통해 내년 1월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