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5년 전 전역한 부사관에게 '휴가를 규정보다 많이 갔으니 현금으로 물어내라'고 통보한 사연이 전해졌다. 그러나 애당초 군 시스템 오류로 휴가 일수가 잘못 집계된 데다, 군이 현금을 환수할 법적 근거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5년 전 전역한 간부에게 군대에서 돈을 지불하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최근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달 17일 해당 부대 행정보급관으로부터 '추가로 쓴 휴가에 대해 배상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돈을 내놓으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썼다.
2018년 전역한 A씨는 "전역 전 마지막으로 쓴 휴가에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 비용은 휴가 7일, 6~70만원 정도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전역한 지 5년 3개월이나 지났다고 밝혔지만 행보관은 "19년, 20년 전 전역한 간부들도 해당한다"고 답했다.
3일 후에는 국군 재정관리단 관계자가 "주어진 휴가보다 7일을 초과해 나갔다"는 취지로 A씨에게 연락을 했다. 이에 A씨는 "당시 포상휴가가 있어 실무자, 인사과, 지휘관 승인을 받아 정상적으로 휴가를 나갔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관계자는 "데이터상에 기록이 안 되어있고 우리가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군단과 사단 등에 6차례나 이 문제를 문의했지만, 모두 자신들 소관이 아니라며 회피했다고 한다.
A씨는 "며칠 전까지만 군 부사관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전역한 지 5년이나 지난 일의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연락을 한다니 모든 마음가짐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당시 정당하게 휴가를 승인받아 나갔었다. 그럼에도 휴가 7일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내가 속해있던) 사단이 없어졌는데 일개 대대에 남아있던 데이터, 일개 중대에 남아있던 데이터를 (군이) 전부 가지고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군은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A씨의 교육 기간 중에는 부여하지 않았어야 할 연차를 군 당국이 지급했기 때문에 A씨 연차가 규정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어쨌든 A씨는 군이 지급한 대로 휴가를 갔을 뿐이 된다.
제대한 지 5년이 지난 A씨에게 환수를 요구한 군 당국의 조치도 문제로 지적됐다. 법적으로 5년이 지나면 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휴가 사용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환수할 수 없다.
한편, 정해진 기간보다 연차를 더 많이 사용한 군 간부가 최근 5년 동안 6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휴가 관리체계 전반의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