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유해 파주 안장 '무산'…토지주 "앞으로도 안 판다"

토지주, 지역사회 강하게 반발하자 심리적 부담도 느껴

박종민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정하려던 유족의 계획이 토지주의 매각 중단 결정으로 무산됐다.

전 전 대통령의 안장이 추진된 토지의 소유주가 최근 토지(산) 매매 가계약 기간이 완료됐는데도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자 팔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 소유자는 전 전 대통령의 유해 안장 추진에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에 심리적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로 사망 2주기를 맞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 보관 중이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을 통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었다.

이에 유족은 전 전 대통령의 유해를 휴전선과 가까운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안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30일 경기도 파주시 아동동 파주시청 앞에서 겨레하나파주지회와 민족문제연구소고양파주지부, DMZ생태평화학교 등 11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파주 장산리 매장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임진강과 북녘땅 개성이 내려다보이는 파주 장산리는 평화누리길 코스 중 하나로 시민들이 걷고 쉬며 각종 평화통일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두환은 파주에 아무런 연고도 없으며 남북대결을 12·12 쿠데타와 정권유지 수단으로 악용한 학살자"라며 "남북화해의 상징적인 장소인 장산리에 전두환 유해를 매장하는 것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앞서 겨레하나 파주지회, 민족문제연구소 고양 파주지부, 민주노총 고양 파주지부 등 파주지역 11개 시민단체는 30일 오후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이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고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파주시 을) 국회의원도 "대한민국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죽을 때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던 폭군이 무슨 자격으로 파주에 오느냐"며 반발했다.

김경일 파주시장도 4일 전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적으로, 또 정치인으로서 전두환 유해 파주 안장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수많은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의 유해가 파주시에 오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파주시에 토지 사용에 대한 어떠한 문의가 오거나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동향을 살피겠다"며 "모든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며 엄정하게 조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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