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안지구 폭력행사 이스라엘인'에 비자 제한 조치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민간인을 공격한 극단주의 이스라엘인 수십명에 대해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내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폭력 행위와 필수품에 대한 민간인의 접근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등 서안지구의 평화·안정을 훼손한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자 제한 정책을 시행한다"며 "이들의 직계 가족도 이번 비자 제한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서안지구의 안정을 저해하는 모든 행동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적 공격을 자행한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줄곧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공언해왔던 미국이 이번 사태 이후 이스라엘인에 대한 사실상의 첫 제재여서 주목된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전쟁 장기화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국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구체적인 제재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부 외신은 "이스라엘인 수십명이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지구의 극단적 행태를 막거나 예방하는데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같은 제재를 결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전쟁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두국가 해법'을 강조하면서 "요르단강 서안에서 민간인을 공격하는 극단주의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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