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Trans-Pacific Dialogue)에서 자신의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최근 도쿄포럼에서 언급한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보다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점차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고,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강력한 경쟁자로 바뀌었다"며 "한국과 일본 협력이야말로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고,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EU와 같은 경제협력 모델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체로 가장 큰 시너지가 가능한 분야로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양국은 모두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고, 사용량도 많은 국가로 두 나라가 통합된 형태로 공동구매부터 사용까지 하게 되면 1년간 수백조(원)의 잠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연말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젊은 경영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필요하고,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를 위해 지난 7년간 자신을 보좌해 온 부회장단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작년 말 인사에서 유임된 조대식(63)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60) SK㈜ 부회장, 김준(62)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60)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부회장단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장 후임으로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창원 부회장의 수락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로,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