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반도체 업황 개선 영향으로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였던 1.4%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한은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분기별 성장률은 수출 급감으로 작년 4분기에 -0.3%를 기록하며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민간 소비 덕에 올해 1분기 0.3%로 플러스 전환된 뒤 2분기(0.6%)에 이어 이번에도 0%대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3분기 GDP 부문별 현황을 보면 민간 소비는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증가로 0.2% 늘었다. 건설투자도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늘어 2.1% 증가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2% 감소했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3.4% 증가했고, 수입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3% 늘었다. 3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데에는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영향이 컸다. 성장률 관련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 순수출은 0.5%포인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만큼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건설투자도 0.3%포인트, 민간 소비도 0.1%포인트 플러스로 집계됐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이 지난 속보치 발표 시점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최 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대중국 수출 부진도 완화돼서 수출이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과 관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의 완만한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3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7천억 원에서 4조8천억 원으로 대폭 줄어 명목 GDP 성장률(2.2％)을 밑돌았다. 실질 GNI는 1.6％ 늘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0조3천억 원에서 5조7천억 원으로 줄었으나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무역손실이 34조원에서 25조원으로 축소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0.6％)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