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승격팀 돌풍을 넘어 K리그1의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16승11무11패 승점 59점 3위. 35실점은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실점이었다. 당당히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 티켓까지 챙겼다.
화제를 몰고 다녔다. 성적은 물론 이정효 감독의 거침 없는 입담도 이슈를 만들었다.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는 시즌 전 각오대로 강팀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이정효 감독에게는 'K-모리뉴'라는 애칭이 따라다녔다.
이정효 감독은 4일 K리그 시상식에 앞서 "조금씩 명문 구단으로 가는 초석을 다진 해였다. 환경도 그렇고, 여러가지를 개선해야 하지만, 광주가 출발하는 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2023년을 돌아봤다.
이어 "3위를 했으니 보여준 것 같다. 실력이 없었다면 3위를 못했을 것"이라면서 "어느 팀과 만나도, 누가 경기에 나가도 상대가 잘하는 것을 막겠다기보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K리그1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2023년과 상황이 다르다. 광주는 K리그2에서도 선수 연봉 규모가 6위였다. K리그1에 올라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광주가 3위라는 성적을 냈으니 주요 선수들에 대한 타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이정효 감독도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위상도 높아졌고, 다른 구단의 관심도 많아졌다. 우리 선수들의 연봉이 싸서 가성비로 데려가려는 구단이 많다. 그런 부분이 악순환이 된다. 뼈대는 안 건드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나상호(FC서울)와 엄원상(울산 현대)이 그랬다. 다른 구단에서 빛을 내고 있다. 만약 광주에 남아있었다면 지금 선수들과 얼마나 좋은 시너지를 냈을까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계속해서 "특별한 전략보다는 선수들이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낼 것"이라면서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주겠다. '나에게 배우면 성장한다'라는 느낌을 줘야 한다. 숙제를 주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더는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됐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 이후 보여진 것처럼 광주를 상대로 수비 라인을 내리는 팀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정효 감독은 "2부에서 올라와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을 싹 지운 것 같다. 반대로 내년에는 상대가 내려설 텐데 어떻게 공략할지 연구해야 한다. 앞으로의 숙제가 만들어진 해"라면서 "흔한 말로 '아다리가 맞아서 한 번 이겼다'는 축구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024년 또 하나의 차이는 바로 ACLE 출전이다. 광주는 K리그1 3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2024-2025시즌 ACLE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정효 감독은 집중과 선택을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7월28일 산둥과 플레이오프로 시작한다. 7월까지는 K리그1에 집중해야 한다. 성적이 받쳐줘야 ACLE에서도 힘을 쓸 수 있다"면서 "성적이 안 좋다면 어디에 집중할지 과감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