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작심비판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선거제도·전당대회 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연말연초 복권 가능성'이 두 전·현직 당 대표의 '급발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에 직접 참석해 "참담하다.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라며 이재명 대표를 작심 비판했고,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재명 대표가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당대회 룰 개편'에 이어 내년 총선 선거제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까지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하자 참다못한 이낙연 전 대표가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직격 비판'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과 함께, 결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정부의 '연말연초 김경수 전 지사 복권' 시나리오가 이 전 대표의 등판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親문재인)에 영남 출신인 김 전 지사가 정치계에 복귀하면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애매해질 수 있으니 먼저 이슈 선점에 나섰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보면 대체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라는 반응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귀국 후에도 정치 전면 복귀 여부를 비롯해 재등판 시점 등을 놓고 측근들과 고심의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이재명 대표의 최근 행보 역시 김 전 지사의 복권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히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을 기존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변경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당원들이 주로 포진한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높여 내년 4월 총선과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 역시 이번에 복권이 된다면 내년 당권을 놓고 이 대표, 혹은 이 대표 측과 언제든 경쟁할 수 있는 상대다.
이재명 대표의 1차 목표는 내년 총선 승리다. 다음 수순은 대권 재도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사법리스크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자신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최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면·복권된 김 전 지사의 정치 복귀는 총선을 앞두고 있고, 또 대권을 꿈꾸는 이 대표 입장에선 내심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만 되고 복권은 되지 않았다. 복권이 되면 형의 선고로 인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이 회복돼 선거 출마 길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