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차 수간호사가 식당에서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시민을 살렸다.
주인공은 창원한마음병원 신경외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김현지(39·창원시 성산구) 간호사. 김 간호사는 지난달 26일 정오쯤 가족과 창원시 의창구 동읍의 한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근처에 앉았던 한 노인이 바라봤는데, 얼굴이 창백해지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 간호사는 노인을 유심히 지켜보다, 가족들이 노인에게 물을 먹이려고 하자, 이를 말렸다.
김 간호사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물을 먹으면 자칫 물이 기도로 들어가 질식할 수도 있어서 이를 제지하고,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가 맥박이 짚자, 미세하던 맥박은 언제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주변 도움을 받아 노인을 식당 밖 평지로 옮겼다. 심정지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강한 흉부 압박 대신 심장에 자극을 주는 식으로 가슴 주위를 마사지했다.
다행히 노인은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직전 자기 이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을 회복했다. 그는 호흡과 맥박이 정상인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 간호사는 "전형적인 심정지 환자 징후처럼 보였다.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고, 다행히도 호흡이 미세하게 잡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 자극을 줬다. 심장질환을 가진 분이어서 현장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아니었다면 생명이 위독할 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식당 주인은 당시 상황을 두고, "100여 명이 모인 식당에서 모두가 한분(간호사)만 믿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상황.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들었을 수 있는 상황인데, 간호사분에게 너무 고맙다. 그래서 음식값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18년째 간호사 생활을 해오고 있는 김 간호사는 과거 심혈관조영실에서 일할 당시 다양한 심정지 환자를 만났다. 그때 경험 덕에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자칫 심정지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했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당시 간호사로서 당연히 도와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도 금방 의식을 회복하셔서 다행이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