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태양은 없다' 택견, 통합 챔피언 나왔다

現 택견 최고수 박진영, '천하택견명인' 타이틀까지 차지

'제24회 천하택견명인전'에서 우승한 박진영(21·마산합포클럽)이 포효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천하택견명인' 깃발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 대한택견회 제공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
 
현(現) 택견 최고수가 명인 타이틀까지 차지하면서 사실상 택견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주인공은 박진영(21·마산합포클럽). 지난 2일 충북 충주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에서 열린 '제24회 천하택견명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진영은 지난 5월 전북 군산시에서 개최된 '2023 군산새만금배 전국택견대회 및 택견 최고수전'에서 친동생 박재환(20·용인대)을 꺾고 최고수에 등극(CBS 노컷뉴스 6월 2일자 보도·'형만한 아우 없다' 택견 최고수전 兄弟간 대결, 형님 승)한 바 있다. 사실상 최강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날 박진영은 '천하택견명인전'에서도 동생 재환을 4강에서 이기고 결승에 올라 김성현(35·사하클럽)과 명인 타이틀을 놓고 승부를 겨뤘다.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김성현은 제20대, 제21대 등 2차례나 '천하택견명인'에 등극한 고수다.
 
이에 따라 결승전은 현(現) 택견 최고수와 전(前) '천하택견명인'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였다. 특히 김성현은 '천하택견명인' 타이틀 보유자인 허인호(27·여주택견스포츠클럽)를 4강에서 2 대 0으로 꺾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기 때문에, 박진영과 김성현의 대결은 최고수와 명인의 2개 타이틀을 건 통합전 성격의 '빅 매치(match)'였다.
 
5판 3승제로 진행된 결승 1회전에서 탐색전을 벌인 박진영은 2회전에서 경기 종료 9초를 남기고 회목받치기(상대방의 왼쪽다리 발목을 자기의 오른쪽 다리 발바닥으로 대며 오른쪽으로 넘어뜨리는 기술)로 김성현을 주저앉혔다.
 
김성현은 3회전과 4회전에서 자신의 특기인 화려한 발차기로 만회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5회전에서 김성현은 눈에 띌 정도로 체력이 저하됐고, 결국 경기 종료 32초를 남기고 박진영에게 안우걸이(발바닥으로 상대 발목 복사뼈를 쳐서 넘어뜨리는 기술)를 허용하면서 0 대 2로 패했다.
 
장인재 대한택견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나이,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택견에서 박진영의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견 역사상 처음으로 3번 연속으로 '천하택견명인'에 등극해 '명인 영구기' 획득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천하택견명인전'에서 3회 연속 우승한 선수에게는 '명인기'를 영구 수여한다. 김영진 대한택견회 선수위원장이 2006년, 2008년, 2010년 3회 우승한 기록이 있으나, 이는 연속 우승이 아니기 때문에 '명인기' 수여 대상이 아니었다.

같은 날 진행된 '여자 택견명인전'에서는 고등학생 선수 박서진(17·안산시택견회)이 지난해 명인 이현지(18·마산합포클럽)와 이보현(22·용인대)을 차례로 격파하고 올해 명인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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