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소형 위성(민간 상용) 발사 능력을 검증할 사실상의 최종 시험이 성공했다.
정부는 4일 오후 제주 남쪽 4km 해상에서 지구관측용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실은 우주 발사체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2일 첫 군사정찰위성 보유에 이어 고체 우주발사체를 통한 소형 위성의 자체적 운반 능력도 갖게 됐다.
이날 발사는 한화시스템 주관 하에 이뤄졌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고체 발사체 및 궤도진입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발사체와 위성을 제작함으로써 수행됐다.
이번 시험은 2025년 본격 발사를 앞둔 최종 점검 목적이며 지난 1, 2차 시험과 달리 실제 위성을 탑재한 채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해 3월과 12월에 비공개로 1, 2차 시험을 실시했다. 특히 12월 30일 저녁에 이뤄진 2차 시험 때는 로켓 엔진 사출가스가 전국적으로 목격돼 소동을 겪기도 했다.
이번 시험은 고체연료 방식의 우주발사체 성능과 위성 전개 능력을 최종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고체 발사체 기술 개발의 핵심 성과 달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향후 소형위성을 신속히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독자적 우주 능력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1, 2차 시험은 2‧3단 고체 로켓과 4단 액체 로켓만으로 구성된 반면, 이번에는 2단은 뺀 채 1‧3단 고체 로켓 및 4단 액체 로켓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다 더미(모조품) 위성을 실은 1, 2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소형 SAR 위성(중량 101kg. 해상도 1m)을 싣고 고도 650km의 우주 저궤도에 진입시켰다.
2025년 발사 때는 소형 위성 탑재는 물론, 1~4단 로켓을 모두 갖춘 완전체로서 최종 발사체가 만들어지게 된다.
1~3단은 고체, 4단 로켓은 액체연료 방식으로 구성하는 이유는 위성 분리 단계에서 미세한 조정을 위해 액체 로켓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 발사체도 같은 방식을 쓴다.
대신에 고체연료 방식은 비용이 비교적 싸고 신뢰성이 높은데다 무엇보다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사전탐지 가능성을 줄이고 기습 발사에 유리하다는 군사적 유용성 때문에 고체 방식의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개발 완료시 우리 군은 안보 수요 및 긴급 상황에 대응해 관측‧소형 위성을 적기에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2일 오전 '425사업' 하에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EO/IR‧전자광학/적외선) 1호기를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 위성은 세계 최정상급 해상도를 갖고 있고 중량은 800kg대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도 팰컨-9 로켓을 이용, SAR 위성 4기를 추가 발사해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촘촘하게 전천후 정찰‧감시할 계획이다.
향후 우리가 독자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소형 위성과 연동될 경우 더 큰 상승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고체 발사체의 최종 시험발사에는 약 100kg의 소형 위성이 실렸지만 향후 500~700kg 중형 위성 발사도 가능하며, 탑재 중량을 더 늘리기 위한 대형화 기술도 개발될 예정이다.
팰컨-9 위성은 엔진 효율이 좋은 액체 추진 방식에 탑재 능력이 2만 2800kg에 달한다. 이에 비해 우리가 개발 중인 고체 발사체는 추력은 한참 못 미치지만 저비용이라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