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급성장 중인 배터리 산업에서 글로벌 1위 장비 업체로의 본격적인 도약을 알렸다. 한화는 제조 전반에 걸친 장비 라인업과 기술력으로 2030년 배터리 산업 부문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 모멘텀 부문(옛 한화기계)은 4일 '2023 한화 배터리 데이'를 열고, 이차전지 장비사로서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기원 한화모멘텀 대표이사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한화모멘텀은 이차전지 산업의 전(全) 공정을 포괄하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역량에 걸맞는 위상을 갖춰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화모멘텀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만든다. 장비 라인업은 소재 소성 공정부터 극판·조립·화성·모튤팩 공정에 이르기까지 이차전지 제조 전반을 아우른다. 양·음극재 등 각종 소재를 소성하는 '킬른'과 이차전지의 양·음극을 생산하는 '코터', 이차전지 극판을 절단·가공하는 '슬리터'와 극판을 압축하는 '롤프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한화모멘텀의 '킬른'은 안정적인 구동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생산 용량을 갖췄다. 코팅 과정에서 사용되는 '코터'도 세계적인 수준의 주행속도와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차전지 조립 공정에 필요한 '노칭'과 '스태킹' 장비 분야에서도 개발과 공급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양극 활물질과 전지 전체 공정 공급이 가능한 건 한화모멘텀이 유일하다.
이날 제시한 한화모멘텀의 미래 비전은 이같은 배터리 제조 각 라인업의 장비 기술력을 한층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체 공정을 포괄하는 '턴키'(Turn-key) 솔루션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초 무인화 코팅 △세계 최대 규모 소성로 △턴키 솔루션 본격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 등 4대 핵심 전략을 2024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화모멘텀 류양식 이차전지사업부장은 "배터리 장비사들의 경우 짧은 시간 급성장한 중국 몇개 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기업까지는 올라가지 못한 상황"이라며 "한화는 대기업으로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만큼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서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한화모멘텀은 차세대 양극재 공정 장비, 실리콘 음극재 공정 장비, 전고체·건식극판 공정 장비, 차세대 폼팩터용 조립 설비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중이다. 이형섭 R&D센터장은 "미래 기술은 장비사로서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생산성과 원가 중심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소재 회사나 글로벌 고객사 등과도 협업해 필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연구개발(R&D)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같은 비전 아래 한화모멘텀은 오는 2030년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영업이익율은 10% 미만이지만, 2030년에는 규모의 경제로 고정비용 부담을 줄여 18~2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류양식 부장은 "앞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많은 경쟁이 예상되는데 이때의 강점은 결국 기술로 귀결된다"며 "최근 배터리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런 때가 오히려 더 큰 기회가 되고,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