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1907년 창단)은 천상의 화음으로 사랑받는 세계적인 아카펠라 소년합창단이다. 1971년 처음 내한 공연한 이후 50년 이상 꾸준히 한국 관객을 만나는 등 우리와 인연도 깊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가 매년 방문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오랜 내한공연의 역사는 우리가 열정적으로 공연을 준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며 "한국 관객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항상 특별하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8~18세 학생 8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국내 공연은 35~40명이 참여하고 해외투어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최정예 단원 24명이 참가한다. 올 시즌 해외투어 단원들의 나이는 11~16세로 모두 프랑스 국적이다. 소프라노(10명), 알토(7명), 베이스(4명), 테너(3명) 등 4성부로 이뤄졌다.
합창단은 "매년 9월 한국 투어만을 위해 별도의 오디션을 진행해 노래 실력과 학교 성적이 모두 우수한 학생을 단원으로 선발한다"며 "유럽, 미주, 아시아 등지에서 초청을 받아 비정기적으로 공연하지만 단원들은 한국 투어에 참가하는 것을 가장 영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평화의 사도'로 불린다. 교향 비오 12세가 부여한 별칭이다. 1953년 끌로뉴 국제 평화회의, 1956년 파리 평화회의에서 초쳥 공연을 여는 등 프랑스 문화외교 사절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 퐁피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훈장을 수여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음악을 통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 세계가 갈등과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우리의 사명은 노래로 사랑과 평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평화는 사랑이 있을 때 가능해요. 그래서 1부는 사랑과 기쁨, 2부는 희망과 평화, 아기예수 탄생 축하를 주제로 노래합니다."
1부에서는 성가곡 '주님의 겸손을 보라', 샹송가수 아즈나부르의 '세상 끝까지 데려가줘', 자끄 브렐의 '사랑만 있다면', 폴 라드미로의 '뱃사공' 등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비발디의 '글로리아', 캐롤 '잠자는 아기예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을 부른다.
합창단은 과거 내한공연에서 단원들이 성의(聖衣) 위에 한복을 걸쳐 입거나 한국 가곡 '고향의 봄'을 부르는 식으로 한국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 "올해는 깜짝 놀랄 만한 한국 노래를 앙코르 곡으로 준비했어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합창단은 공연할 때 '손 감춤'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손을 뒤로 하고 성의를 입었을 때는 기도할 때 두 손을 모으는 것처럼 소매 안으로 손을 감춘다.
"합창은 조화와 공존이 중요합니다. 개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서로 하나 되는 앙상블이 필요해요. 그래서 우리는 가장 질서 있고 균형 있는 모습으로 노래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