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사퇴' 후에도 강대강 대치…올해도 예산 시한 넘겨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검사(손준성·이정섭)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야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맞추기에 3년 연속 실패했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얼어붙었던 정국이 이 전 위원장 사퇴 후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예산안 처리는 제21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9일까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지난 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657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 안건으로 올리지 못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이 지난달 30일 종료되면서 정부 원안 예산안이 국회에 자동 부의됐다. 자동 부의된 예산안은 여야가 표결로 처리하지 않으면 통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여야 대치 강도는 오히려 더 세졌고, 이에 따라 예산안 협상 역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비리 의혹'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사실상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는데, 이제는 곧장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 처리에 속도를 낼 기세다. 정기국회 기한 하루 전인 오는 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처리를 강행한다는 기류에 예산안 협상은 난망해 보인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산안 단독 수정안을 준비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오는 11일부터 임시국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예산 심의와 예산 통과에 이렇게 무관심한 걸 본 적이 없다"며 "정부·여당은 야당과 협의가 안될 경우 원안 표결하거나 준예산 편성 상황이 올 거라는 기대를 버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안을 '되도록 빨리 처리하겠다'면서도 입장 차이가 큰 사안에 대해서는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1일 "사실상 정기국회 예산 마감일에 예산안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 방탄만을 위해서 국회가 악용된다"며 "국민의 진정한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방송의 공정성을 세우려는 방통위원장에 대해서 아무런 법적 근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탄핵한다고 설쳐댔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과 양당 예결위 간사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소소위를 가동하며 밀실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R&D, 검찰 특수활동비, 원전·재생에너지, 청년 예산 등 쟁점 예산이 많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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