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렸다" 거짓말에 사망 자작극까지…사기범 실형

사기 전과 누범기간 중 9개월간 5천700여만원 가로채


하모(남) 씨는 지난 2020년 6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찻집을 찾았다가 남모(47·여)씨를 처음 만났다.

찻집 손님과 직원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만남을 지속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이듬해 10월 하씨는 남씨로부터 "유방암에 걸렸다"며 치료비를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남씨는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대신 받으라"고 했고, 하씨는 이를 믿고 돈을 보냈다.

하씨는 2021년 10월 남씨에게 57만원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4개월 동안 35회에 걸쳐 총 2천900만원이 넘는 돈을 보냈다.

그러던 지난해 2월 하씨는 남씨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남씨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김모 씨는 "남씨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한 법률 자문 비용이 필요하다"며 부의금을 요구했다.

이에 하씨는 같은 해 7월까지 5개월간 30회에 걸쳐 총 2천820만원을 김씨에게 보냈다.

이 모든 것은 남씨의 자작극이었다.

멀쩡히 살아 있는 남씨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적도 없다. 남씨가 사망했다는 메시지와 부의금을 요구하는 메시지 모두 남씨가 직접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씨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달 17일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 정우철 판사는 "사기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거쳐 징역형까지 선고받아 1년간 복역했음에도 출소 후 누범기간 중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되풀이했다"며 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자신이 위중한 질병에 걸렸다거나 심지어 사망했다는 황당한 거짓말을 전해 약 9개월간 치료비·부의금 명목으로 총 5천700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현재까지 피해자는 아무런 피해 배상을 받지 못했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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