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2일 기준 100일을 맞은 가운데 정부는 삼중수소 농도 등 모니터링 대상들 기준치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다만 다핵종제거설비(ALPS) 필터 교체주기와 포털 서비스 관리 등 우리나라와 밀접한 사안 관련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개시된 이후 100일이 지났다. 도쿄전력은 당초 계획대로 1~3차 방류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방류를 시작한 날부터 지난 9월 11일까지 1차로 7788톤을, 지난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2차로 7810톤의 오염수를 방류했다.
지난달 2일부터 20일까지 3차로 7800톤의 오염수를 방류한 결과, 현재까지 총 2만3400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처리한 상태다. 오는 2024년 3월 전까지 4차 방류를 완료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총 3만1200톤을 처분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현지에 개설된 IAEA 사무소에 우리 측 모니터링 전문가를 주기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우리 측에 준 정보와 우리 전문가들의 검증 등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방류 및 모니터링 정보들이 담긴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정부 명칭) 포털'의 부실 관리 문제도 일부분 수정된 상태다. 도쿄전력이 운영 중인 처리수 포털 내 한국어판 서비스에서 질의‧응답(Q&A) 항목의 숫자와 내용이 일본어‧영어판에 비해 현저히 부실해 도마에 올랐다.
해당 포털 서비스는 한국어를 포함해 일본어‧영어‧중국어 등 4개 국가 언어로 제공된다. 질의‧응답(Q&A) 항목에서 일본어‧영어판은 26개로 구성됐지만 중국어‧한국어판은 9개에 불과했었다.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 부분에서도 한국어‧중국어판은 '런던협약 위배 여부' 등 일본 측에 불리한 부분들이 빠져 의도적인 차별 논란이 일었다.
CBS노컷뉴스의 보도('日 오염수, 포털 방치에 점검회의까지…저자세 논란 韓 정부') 이후 해당 포털 서비스는 일부분 개선됐다. 1일 기준 포털 내 질의‧응답(Q&A) 항목은 일본어‧영어‧한국어판은 18개로 일괄 수정된 상태다. 중국어판은 수정 없이 9개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동영상으로 이해하는 ALPS 처리수' 항목에선 여전히 한국어판 서비스 부실 문제가 남아 있다. 해당 항목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전에서 발생한 삼중수소 등을 동영상으로 설명한 것이다.
문제는 일본어‧영어판은 총 10개의 동영상이 각각 해당 언어로 된 글과 음성으로 구성됐지만 한국어판은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어판은 소제목만 한국어로 표기됐을 뿐, 동영상을 재생하면 영어 자막과 영어 음성이 나온다. 오염수 방류 전 양국이 합의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염수 방류 전 우리나라가 일본 측에 제안한 권고안 이행 여부도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지난 7월 7일 우리 정부는 독자 검토보고서 발표와 함께 일본 측에 알프스 크로스플로우 필터의 점검주기 단축 방안과 알프스에 대한 연 1회 입·출구 농도 측정시 핵종을 추가하는 안, 방사선영향평가 관련 선원항의 변경이 있을 경우 재수행, 주민 피폭선량 평가 중 실제 배출량을 토대로 평가 및 공개 등 4가지 권고안을 밝힌 바 있다.
크로스플로우 필터의 점검주기는 알프스의 성능 개선에 따라 추후 연말까지 청사진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 1차장은 지난달 10일 브리핑에서 "필터 관련해서 '연말'이라는 표현은 일본 회계연도 기준에 의한 연말로 이해를 하고 있다"며 "아마 작업이 완료되는 시점은 일본 회계연도가 내년 4월까지이기 때문에 그 시기 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오는 2024년 4월 전까지 관련 논의 진행 여부를 점검해야 하는 셈이다.
후쿠시마 원전 배관 청소 도중 분출된 오염수 정정 사태도 일본 측의 최종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도쿄전력은 알프스 배관 청소 도중 약 100㎖의 방사성 액체가 분출됐다고 발표했지만, 현장 인부들 증언과 추가 조사를 통해 발표한 양의 수십배에 달한다고 정정했다. 마사노 아츠코 프리랜서 기자는 이와 관련해 당시 피폭된 노동자들은 도쿄전력의 협력사 직원 아니라 재하청 노동자였음에도 초반에는 협력사 직원이라고 발표하는 등 도쿄전력 측의 은폐 시도 의혹을 제기했다.
박 차장은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오염수 분출액 정정 사태에 대해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최종 확인을 거친 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또한 향후 일본 측의 공식 발표 이후 진위 여부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