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뭔가요?
◆ 손수호> 오늘 사회 분야에서 가장 큰 사건입니다. 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입적 관련한 미스터리입니다.
◇ 김현정> 입적이란 말은 불교 용어인데 세상을 떠나, 스님이 세상을 떠나다, 이런 뜻입니다. 조계종은 불교에서 가장 큰 종파고 총무원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직책인데 이 자승스님은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냈습니다. 그러니까 불교계의 큰어른,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그런데 지금 이 입적을 둘러싼 어떤 의혹들이 좀 제기가 되고 있어요.
◆ 손수호> 자승스님에 대해서 간단히 좀 알아봐야 되는데요. 대종사에 올랐습니다. 이게 불교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을 지칭하는 건데 그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요. 그리고 어제 입적 소식이 전해졌잖아요.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틀 전인 수요일입니다. 저녁 6시 50분에 경기도 안성에 있는 칠장사에서 화재가 벌어졌고요. 그 화재로 인해서 세상을 떠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CCTV도 있고 유서까지 나왔는데 이 사건을 탐정에서 좀 다뤄봐야겠다라고 하신 이유는 뭐예요?
◆ 손수호> 우선 경찰이 다각도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하기 때문이고요. 그리고 또 현장에서 국정원 요원들도 발견됐거든요.
◇ 김현정> 국정원까지 나왔어요.
◆ 손수호>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국정원이 현장 점검을 실시했는데 도대체 왜 나왔느냐라고 했더니 경찰 수사와 별도로 테러 및 안보 위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례적이죠.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도 이 사건 관련한 보고를 받고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만큼 확인하고 따져봐야 될 부분들이 많다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좀 정확히 조사를 해봐라 할 정도의 상황이어서 저희가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 좀 오늘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단 조계종의 발표는 어떻습니까?
◆ 손수호>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언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을 하심으로써 모든 종도에게 경각심을 남겼다. 좀 어려운 용어들이 있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서 중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걸 전법도생이라고 하고 그리고 또 그 뒤에 이어진 게 사실 핵심입니다. 소신공양 자화장. 자기 몸을 태워서 부처 앞에 바친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스스로 화장한다. 그러니까 자승 스님이 분신의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미입니다.
◇ 김현정>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을 보면 소신공양이 등장해요.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 것인가 이것도 궁금하고 또 어떤 형식, 뭐랄까 의식으로서의 소신공양이 아니라 이건 지금 화재를 일으키는 방식이어서 조금 다른 느낌도 들고 그렇긴 하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거 자체가 불교계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고요. 물론 그런 사례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하지만 유서가 있기 때문에 일단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보는 것이 맞기는 할 텐데요.
◇ 김현정> 맞긴 하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형식이나 절차가 과연 이 불교계에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내용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교계에서도 논란이 좀 있습니다.
◇ 김현정> 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 손수호> 칠장사에 주지스님 그리고 경찰에게 짧은 글을 각각 남겼는데요. 우선 지강스님에게는요. '이곳에서 사연을 끝내게 돼서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자들이 복원할 겁니다'
◇ 김현정> 상자가 누굽니까?
◆ 손수호> 이거는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받는 제자를 의미하는데 보통 이 사찰에서 주요 인물들을 뽑습니다. 추천을 받아서. 사찰의 후원자 정도로, 열성 신도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분들이 복원할 겁니다'.
◆ 손수호> 그리고 여기에 대한 자신이 머물던 거처 요사채죠. 여기에 불을 태운 것에 대한 미안함을 담은 것으로 보여요.
◇ 김현정> 그리고 경찰한테도 유서를 남겼어요.
◆ 손수호>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여기가, 그러니까 이분의 사찰이 아니었던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른 사찰에 가서 이렇게 죽음을 맞이한 건데 CCTV에 다 담겨 있으니까 사건을 따로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유서, 정말로 CCTV에 뭐가 다 찍혀 있던가요?
◆ 손수호> 시간 순서대로 좀 정리를 좀 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29일 오후 3시 11분에 본인의 승용차를 몰고 칠장사에 방문했습니다. 주지스님과 잠시 대화 나눈 다음에 승려 거처인 요사채 그 건물에 머문 거예요. 잠시 뒤에 요사채를 나간 다음에 오후 4시 24분경 휘발유로 추정되는 물질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이는 하얀색 플라스틱통 2개를 들고 요사채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1분 만에 다시 밖으로 나갔어요. 그리고는 주차돼 있던 차를 뒤편으로 이동 주차한 다음에 1시간 넘게 요사채 안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5시 54분쯤에 밖으로 나온 다음에 2분 정도 밖에 있다가 다시 요사채로 들어갔거든요. 그리고 오후 6시 36분쯤에 요사채 문을 열고 잠시 밖을 내다봤다가 문을 닫았고요. 6시 43분에 불길이 일었습니다.
◇ 김현정> 거의 한 50분쯤 뒤에 불길이. 이날 오후 3시 좀 넘어서 방문을 했는데 그날 저녁에 바로 불이 난 거네요.
◆ 손수호> 영상상 그렇거든요. 요사채에 들어간 직후에 인화물질을 가져왔고 준비되자마자 곧바로 불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다른 사람이 오고 간 흔적은 없던가요?
◆ 손수호> 그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경찰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어요. 영상 화질이 좋다. 그래서 자승 스님의 행적이 비교적 선명하게 담겼다, 이렇게 설명하면서요. 외부인의 침입 흔적 등 특이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타살이나 방화 등을 의심할 단서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화재 현장에 다른 증거 같은 거, 타살의 흔적 같은 것도 없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현장에 주지스님하고 60대 경비원, 재무보살, 이렇게 3명만 있었고요. 이들도 조사했지만 혐의점이 없었고 합동 감식을 했어요. 그래서 일단 1차적으로는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는데요. 물론 감정이 필요한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필요한 잔해들 국과수에 의뢰해서 정밀 감정을 하고 또 이미 부검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또 앞서 말씀드린 유서 필적도 감정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는 범죄 혐의점 없다. 그러니까 자승 스님이 사찰에 불을 지르는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고 정리가 되는데 그런데 왜 미스터리고 왜 지금 국정원이 조사를 하고 지면에, 신문 지면에 연일 실리고 왜 이러는 겁니까?
◆ 손수호> 의문이 다 해소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 동기가 무엇이냐. 동기가 불명하다는 주장인데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교계, 언론사,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 이렇게 강한 의지를 보였거든요.
◇ 김현정> 어떤 포교, 전도의 열정.
◆ 손수호> 그런데 갑자기 이런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이런 의견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자살 예방 전문가들 얘기 들어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하고 또 속마음, 그러니까 심경하고는 다른 경우가 많대요.
◆ 손수호> 그럴 수 있죠. 충분히 그럴 수 있죠.
◇ 김현정> 그런데 의혹 가질 만한 또 다른 부분도 있습니까?
◆ 손수호> 바로 유서의 내용 그리고 형식에 대한 의문입니다.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이게 자승스님의 차량에서 발견됐다는데 노란 종이 2장에 쓰여 있는 것, 아까 말씀드린 그 내용이 전부예요. 즉 입적 동기에 대한 설명도 없고요. 또 교계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없습니다. 그저 상자들이 복원할 거다, 검시할 필요 없다, 이런 내용뿐이었는데요.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이 대종사가 소신공양이라는 방법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이렇게 사실상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긴 내용이 수사할 필요 없다, 이런 말뿐이라는 게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고요.
◇ 김현정> 그 부분이 진짜 그러네요. 그러니까 큰어른, 종교계의 총무원장 두 번 지낸 큰 어른이 소신공양의 방법으로 세상을 뜨는데 세상에 대한 가르침, 종교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게 하나도 없다는 거 또 있습니까?
◆ 손수호> 일단 그전에 조계종이 어떻게 밝혔는지를 다시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종단의 안정 그리고 전법도생,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유서를 보면 직접적인 언급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조계종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만 정확하게 보자면 이게 자승스님의 유서에 그런 내용을 직접 발견하기는 어렵다, 이런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고요. 그리고 또 두 번째 의문은 사망의 방법과 장소에 대한 의문입니다. 즉 소신공양이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하더라도 왜 굳이 본인이 있던 봉은사가 아니라 안성의 칠장사를 찾아갔느냐. 그리고 또 굳이 칠장사의 요사채를 통째로 불태워 버렸느냐. 이런 부분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죠. 특히 불교계의 가장 큰어른이잖아요.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사찰 건물에 불을 지르고 또 그러면서 상자들이 복원할 거다.
◇ 김현정> 후원자, 신도들이 복원할 거다.
◆ 손수호> 이렇게 뭔가 자신이 벌인 일을 다른 사람이 책임질 것이라는 이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상당히 좀 의아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다 보니까 필적 감정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다른 사건과의 연관성도 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지금 얘기가 나오는 거예요?
◆ 손수호> 물론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거나 또는 범죄와 관련됐다고 단정하거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당연히 현재까지는. 그런데 사실 자승스님이 불교계의 큰어른이잖아요. 그렇긴 합니다만 그동안 여러 논란에 연루됐던 사실도 있습니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의 운영과 관련해서 집단폭행 사건이 있기도 했고요. 그리고 또 사실 세상을 떠난 분이기 때문에 제가 자세히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상당 부분 마지막에 뺐습니다만 여러 가지 논란들도 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은 종단 안에서 법적인 어떤 그런 공식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여전히 절대적인 실권자로 통해요. 게다가 이런 말까지 있었습니다. 지위가 막강할 뿐만 아니라 지금이 최고 전성기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였거든요.
◇ 김현정> 아무런 그 안에서 지위를 갖고 있지 않는데도, 직책이 없는데도?
◆ 손수호> 그렇죠. 공식적으로는 아닙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지금 막강한 힘을 갖고 있고 오히려 총무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비해서 더 힘이 있는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다 자승스님 찾아갔을 정도의 영향력 아니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물론 종교계 인사들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또한 득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방문을 받는 경우도 있고요.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만 자승스님의 경우에는 정치권과도 상당히 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또 여전히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했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나왔고요. 그리고 또 자승 스님의 어찌 보면 약간의 일종의 좀 반대파에서도 최근까지도 그런 부분들을 지적하는 활동들을 했거든요. 그런데 또 자승스님이 또 특정 정당과 조금 더 가까웠고 그리고 또 최근에도 뭔가 여러 가지 활동들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혹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라는 일각의 아직까지 뚜렷한 근거가 있지는 않습니다만 일각의 의혹 제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 보니까 더 정확하게 하나의 이 의혹도 남기지 말고 철저하게 조사해라, 이렇게 되는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자승스님이 열반송이라는 것도 남겼다던데 그거는 뭡니까?
◆ 손수호> 오늘 불교 용어를 굉장히 많이 설명하게 되는데 스님이 입적에 앞서서 자신의 깨달음, 속세에서의 깨달음을 시의 형식으로 후학들에게 전하는 것인데요.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
◆ 손수호> 일부분인데요. 진작부터 죽음을 계획한 거 아니냐, 이런 해석도 되거든요.
◇ 김현정> 이게 언제 써놓은 열반송이에요?
◆ 손수호> 그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게 직전에 쓴 게 아니라요. 또 최근도 아니고 평소에 써놓는다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이것만 보고 이번 입적에 관련된 부분들을 해석하는 게 좀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요. 게다가 이게 필적 얘기도 나옵니다.
◇ 김현정> 필적 감정 얘기가 계속 나오던데 그거 왜 그렇습니까?
◆ 손수호> 이 열반송의 글씨체와 또 이번에 발견된 유서 있잖아요. 그 유서의 글씨체가 다른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인데요. 경찰도 이 둘을 비교해서 감정한다고 하고요. 그리고 몇몇 언론에서는 자체적으로 필적 감정할 계획이라고 하거든요. 물론 글 쓰는 형식과 내용과 시기에 따라서 필적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만 감정을 하면 정확히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우리도 왜 또박또박 이렇게 힘주어서 쓰는 것과 막 흘려 쓰는 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전문가가 좀 볼 필요가 있다. 왜 이 열반, 이 입적이 이렇게까지 지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건지 오늘 좀 정리를 해드렸습니다. 손수호 변호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