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의 장점 중 하나는 스피드와 활동량이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무제한 로테이션의 위력이 대단하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양준석과 유기상 등 젊은 백코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SK도 만반의 대비를 했다. LG의 장점에 대응하기 위해 포워드 안영준을 4번 포지션(파워포워드)에 기용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양준석과 유기상은 경기 초반 활발한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들의 직접적인 득점 생산력이 많지는 않았다. 벤치에서 충분히 예열한 이재도는 LG가 5점 차로 근소하게 앞선 1쿼터 막판 코트에 투입됐다. 이재도의 화력은 수준이 달랐다.
이재도는 1쿼터 막판 두 차례 중요한 3점슛을 터뜨리며 다소 답답했던 LG의 공세를 이끌었다. 시간에 쫓겨 던진 슛이 백보드를 맞고 림을 통과하자 LG 벤치가 들썩거렸다.
LG는 2쿼터에만 15득점을 몰아넣은 SK 오세근의 반격에 맞서 고전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동안 11득점으로 응수한 이재도의 활약에 힘입어 잘 버텼다.
3쿼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이재도는 3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팀 공격을 지휘했다. SK는 1쿼터와 같은 스몰 라인업으로 맞섰고 자밀 워니가 공격에서 분전했지만 이재도의 폭발적인 슈팅 감각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재도 뿐만 아니라 LG의 외곽슛 전체가 폭발적이었다. 슈팅 기회를 만드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LG는 3점슛 7개를 포함해 올 시즌 개인 최다 25득점을 몰아넣은 이재도의 활약에 힘입어 결코 쉽지 않은 SK 원정을 87-73 승리로 마무리했다.
2013년 KBL 무대에 데뷔한 이재도가 한 경기에서 3점슛 7개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개인 최다기록은 6개다. 이재도는 지난해 10월21일 고양 캐롯(현 고양 소노)와 경기에서 3점슛 6개로 24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재도는 공격에서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쳐 단테 커닝햄의 부상으로 발생한 LG의 고민도 일정 부분 덜어줬다. LG가 이재도의 폭발력에 힘입어 3쿼터 중반 점수차를 크게 벌리자 조상현 LG 감독이 마레이에게 휴식 시간을 부여할 여유가 생겼다. 마레이는 당분간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레이는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와 패스 능력을 통해 팀 공격을 지원했다. 15득점 23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11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재도와 환상적인 원투펀치를 이뤘다.
LG는 이날 3점슛 32개를 던져 17개를 성공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SK의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신인 유기상은 4쿼터에서 SK의 추격 의지를 꺾는 3점슛을 두 차례 성공해 막판 영웅으로 떠올랐다(총 3점슛 3개, 9득점). 정희재와 양홍석은 각각 3점슛 4개, 2개씩을 림에 꽂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