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체 BBC는 30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풋볼 리그(EFL) 챔피언십(2부 리그) 노리치 시티의 공격수 황의조가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로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자격 정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황의조는 전 연인의 동의 없이 불법 촬영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면서 "황의조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구단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의조는 지난 6월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폭로로 논란에 휩싸였다. A씨는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불법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며 그의 휴대전화에 있는 영상을 SNS에 유포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유포된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의조는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자 측은 "촬영에 동의한 바 없고, 계속 삭제를 요청했다"고 반박해 파문이 확산됐다.
황의조는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대표팀 경기에 출전해 논란을 더 키웠다. 경찰 조사를 받은 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중국 원정길에 동행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거나 출전 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결국 협회는 지난 28일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위원장은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황의조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소속팀에서는 황의조에게 계속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 26일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전에 이어 29일 왓퍼드전에서 연속골을 넣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황의조는 수사기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기 전까지 대표팀에 승선할 수 없는 상태다. BBC는 "황의조는 이달 한국 대표로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출전해 싱가포르전에서 골을 넣었으며,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 대표팀에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로 이적한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FC서울 등을 거쳐 올 시즌 노리치시티로 임대됐다. 현재 14경기 3골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