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지나서야 "지진 주의"…경북도·경주시 '빈축'

기상청·포항시 지진 발생 10여초 뒤 관련 내용 안내
경북도·경주시 30~40분 뒤에야 뒤늦게 행동요령 알려
새벽잠 설친 시민들에게 혼란 및 불안감만 가중 비판

경북도가 보낸 재난안전문자. 문석준 기자

경북 경주에서 올 들어 발생한 지진 중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경북도와 경주시가 뒤늦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해 비판받고 있다.
   
30일 오전 4시 55분쯤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관측됐다.
 
진앙은 북위 35.79도, 동경 129.42도이고, 진원의 깊이는 12km로 추정된다. 이곳은 지난 2016년 9월 국내 사상 최대인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던 곳에서 동쪽으로 21km 떨어진 지점이다. 
   
지진 발생 8초 뒤 기상청은 즉시 낙하물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포항시도 기상청과 거의 동시에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웹발신 문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반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뒤늦게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해 비판받고 있다. 
   
경북도는 지진 발생 30분이 훌쩍 지난 오전 5시 29분에야 '금일 04:55경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에서 규모 4.0의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대형화재 등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전달했다.
   
또 6시 19분에는 '11월 30일 04시 55분 경주시 동남동쪽 19km 규모4.0발생, 낙하물로부터 몸 보호, 진동 멈춘 후 야외대피하며 여진 주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진 상황 지켜보는 경주 주민. 연합뉴스

경주시도 이날 오전 5시 43분이 돼서야 재난문자를 보내 '흔들릴 때는 탁자 밑으로 대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 이용,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하세요'라고 대피 요령을 알렸다.
   
경주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재난안전문자 발송이 매우 늦은데다 오히려 뒤늦게 메시지를 보내면서 불안감만 증폭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주시민 김모(43)씨는 "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에 떨다 겨우 다시 잠을 청했는데 경북도와 경주시의 뒤늦은 문자에 놀라 잠을 깼다"며 "별다른 내용도 없고 의미도 없는 문자를 뒤늦게 보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경주시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경북도와 같은 상위기관이 보내는 재난문자와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데다 피해 규모 파악 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시간이 걸렸다"며 "경북도 등과 개선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