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전 총무원장이 29일 경기도 안산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입적했다. 향년 69세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50분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불이 났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6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18대를 동원해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대원들은 사찰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건물 내부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조계종은 이날 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입적을 공식 확인했다.
자승 전 원장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자승 전 원장이 기존에 사용한 물건과 DNA를 대조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자승 전 원장의 유서로 보이는 문서를 현장 인근에 있던 자승 전 원장의 승용차에서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서에는 "칠장사 주지 스님께,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연을 스스로 끊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전 원장은 지난 10여 년간 조계종의 최고 실력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부터 총무원 주요 보직과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을 맡으면서 대표적 사판승(행정 담당)으로 성장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2006~2008)과 제33·34대 총무원장(2009~2017)을 지냈으며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