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를 상대하는 팀은 공통적으로 "이정현과 전성현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을 품는다. 특히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공격을 풀어나가는 이정현은 상대 수비의 핵심 타겟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견제가 이뤄진다. 이에 김승기 소노 감독은 "그래도 이정현이 이겨내고 있다.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안양 정관장 역시 이정현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 신장이 크지만 기동력이 떨어지지 않는 포워드 정효근에게 이정현 수비를 맡기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하지만 이정현을 막을 방법을 찾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정현은 26득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소노의 86-82 승리를 견인했다.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양팀 선수 중 최다 기록을 썼다. 그만큼 코트 위 존재감이 대단했다.
이정현은 3쿼터까지 야투 9개를 던져 1개밖에 놓치지 않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대2 공격 도중 상대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되면 스크린 이후 움직이는 오누아쿠와 데이비스를 잘 활용해 공격을 풀어갔다.
이정현은 4쿼터 들어 정효근을 앞세운 정관장의 강한 압박에 밀려 첫 5번의 야투 시도를 모두 놓치는 등 다소 고전했다. 사이즈로 압박하는 정효근 카드는 분명 효과가 있었다. 이정현이 침묵하자 소노의 화력도 힘을 잃었다. 소노가 한때 13점까지 벌렸던 점수차는 경기 막판 1점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소노는 한호빈의 득점으로 한숨을 돌렸다. 이정현은 뒤늦게 4쿼터 첫 득점을 신고했다. 82-79로 쫓긴 종료 25.4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에이스다운 집중력이었다.
결국 소노는 창원 LG 원정경기 완패 이후 서울 SK, 정관장 등 경쟁력이 강한 팀들을 연거푸 잡아내며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중심에는 이정현이 있었다. 오누아쿠는 18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고 김민욱은 12득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