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공개 대신 '매일 봤다'고 만 하는 김정은 속내(종합)

김정은 평양관제소 세 차례 방문, 27·28일에도 관제소 보고 받아
정찰위성발사 이후 김정은, 사실상 매일 위성 상황 점검
괌·하와이·한반도 전역은 물론 이탈리아 로마 사진도 챙겨
28일 새벽에는 美백악관·펜타곤·버지니아 해군기지 촬영 주장
기술점검하며 전략무기 정찰위성 보유 대미인정 압박 관측

위성 관제소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매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챙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밤 만리경 1호 발사를 참관한 데 이어 22일과 24, 25일 세 차례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했고, 27일에는 평양관제소로부터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이의 정찰위성 운용준비정형(상황)에 대하여 보고"를 받았다. 
 
28일에는 새벽에 "25일부터 28일 현재까지 사이의 정찰위성 운용준비정형에 대하여 보고"를 추가로 받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핵·미사일의 주요시험 및 발사 뒤에 관계자 격려 등 후속일정을 진행하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지속적인 관심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정찰위성이 보내온 괌과 하와이의 주요 미군기지 사진, 서울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 심지어 이탈리아 로마시를 촬영한 사진들까지 보고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어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 버지니아 해군기지, 뉴포트 뉴스조선소 및 비행장을 추가 촬영한 사진들도 28일 새벽에 보고를 받았으며, 4척의 미국 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도 포착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대내외 매체들은 이처럼 거의 매일 만리경 1호의 운용준비 상황을 챙기는 김정은의 동향을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당초 오는 1일부터 정찰위성이 본격적인 임무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으나, 위성의 세밀 조종 과정이 하루 이틀 정도 당겨져 진행된다고 추가로 밝힘에 따라, 정식 임무 시작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은 김 위원장이 여러 군사기지를 촬영한 사진들을 봤다고 보도하면서도 해당 사진들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에 대해 '일부 기술적 진전' 가능성을 인정하나, 발사 다음 날부터 괌과 하와이 한반도 전역의 사진을 찍어 보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한다.
 
러시아가 고성능 광학장비를 지원해 위성에 장착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찰위성의 안전성과 호환성 등을 감안할 때 부정적인 시각이 대다수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군사기밀인 위성사진 자료를 실제 공개할 지는 의문이다. 북한 위성기술의 수준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정찰위성의 운용준비 상황을 매일 챙기는 것은 기술점검의 목적도 있겠으나, 이를 통해 자신들이 보유한 정찰위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 위협적임을 대내외에 믿게 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위성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저평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연이은 행보를 통해 이른바 '만리를 굽어본다는 눈'의 성능을 한미에 과시하는 일종의 인정투쟁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 버지니아 해군기지, 뉴포트 뉴스조선소 및 비행장을 추가 촬영했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이런 의도가 더 강하게 읽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만리경 1호의 정찰업무 시작이 하루나 이틀 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면 우리 군이 미국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30일을 전후해 북한이 정찰업무 시작을 공식 선언하는 이벤트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위성사진을 공개하는 직접적인 방식보다는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정찰위성이 발휘하는 대미억제력의 신뢰성을 대외에 과시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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