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발 '서울 편입' 추진과 관련해 서울시 지역번호인 '02'를 쓰는 경기도 과천시와 광명시가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이 쏠린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신계용(국민의힘) 과천시장과 박승원(더불어민주당) 광명시장은 지역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이어 서울시장 만나는 신계용 과천시장
신 시장이 이끄는 과천시는 서울시로의 편입 등 행정구역 개편에 대체로 전향적인 양상이다.
우선 과천시는 서울 편입론에 앞장서 온 김포시처럼 여론조사 기관에 자체 의뢰해 시민들의 찬반 비율을 따지고, 여러 갈래의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날까지 진행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쪽으로 기울든 편입 논의를 공식화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자체가 찬성 또는 반대 방향을 먼저 설정하진 않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 논의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여론을 살피는 것만이 아니다. 29일 신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면담도 잡혔다. 김병수 김포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 이동환 고양시장에 이어 네 번째로, 이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앞선 서울시 인접 지자체장들의 서울시장 면담에서는 편입 여부나 방식에 대해 '적극 편입', '특별자치시', '종속 아닌 수도권 재편' 등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효과 분석을 위한 공동연구에 합의하는 등 편입 논의에 동참하는 데에는 뜻을 같이 했다는 평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까지 발의한 점을 감안하면, 같은 당 소속 단체장들이 당론에 맞춰 적극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과천시 관계자는 "아직 찬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진 않은 상태이고,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뒤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도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맨 박승원 광명시장, '선거용 편입' 불가 입장
반면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편입에 관한 찬반 여부를 떠나, 총선을 앞두고 의도적인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서울에 직장을 둔 시민 비율이 높은 데다 지리적으로도 서울생활권에 가장 근접한 곳이 광명이라면서도, 그간 서울의 과도한 확장 억제와 복잡한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지 않아 왔다는 게 박 시장 측의 견해다.
또한 균형발전과 미래비전으로 주민자치·지방분권 가치를 시정 전면에 내세워 온 박 시장 입장에서는 충분한 숙의 절차 없는 서울 편입은 '시대 착오적'이라는 판단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기대해 서울 편입을 옹호하는 여론도 있으나, 지자체 재정 확보와 장기적인 지역 발전 등에 대해 차분한 공론화 과정조차 없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 분위기를 몰아가면, 자칫 찬반논쟁으로 번져 주민 갈등만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상당수 세입이 서울시로 들어가는가 하면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체사업들은 서울시 보조금에 의존해야하는 것은 물론, 각종 혐오시설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시장은 최근 여당 소속 도내 시장들이 잇따라 서울시장을 만나 편입 분위기에 가세하는 것을 두고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 관계자는 "균형발전과 지방자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하고 행정절차도 복잡한 사안으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당리당략에 의해 즉흥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이슈만 던져 혼란을 줘서도 안 될 일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