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선수가 동료를 폭행하고, 성기 노출을 강요한 사건이 벌어졌다.
일본 매체 '산케이 스포츠'는 26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안라쿠 토모히로(27)를 괴롭힘 의혹으로 긴급 조사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어 "다수의 선수를 괴롭혀 언론에 보도된 안라쿠가 25일 구단으로부터 자택 대기 명령을 받았다"면서 "이날 예정돼 있던 재계약 협상 역시 무기한 연장됐다"고 전했다.
피해 선수들이 폭로한 내용은 상상 이상이었다. 우선 폭행과 관련된 부분이다. 전 라쿠텐 선수라고 밝힌 한 폭로자는 "(폭행으로) 찢어진 증상이 계속됐다. 그 후 훈련에 영향이 생기기도 했다"면서 "트레이너에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무서워서 말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더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안라쿠가 라커룸에서 어린 선수의 속옷을 벗기고 성기를 노출시킨 적도 있다는 증언이 다수 선수들의 입에서 나온 것. 이 밖에도 자신의 약속을 거절하면 밤새 끈질기게 전화를 거는 스토킹 행위도 있었다고 한다.
라쿠텐 구단 모리이 세이노 사장은 지난 25일 "구단 전체의 관리 책임"이라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팀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팬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구단 측은 곧장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라쿠텐은 선수, 코치, 관계자 등 약 100명에 대해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지에는 안라쿠나 다른 선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단의 컴플라이언스 담당과 면담 희 여부를 묻는 항목도 있다.
현지의 한 변호사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라쿠가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 있었을 경우,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반신을 노출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지도의 일환으로 보기 어렵다"며 "정신적 고통은 괴롭힘 중에서도 크고 무거운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우완 투수인 안라쿠는 이번 시즌 57경기 3승 2패 10홀드 32탈삼진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2014년 드래프트를 통해 라쿠텐에 입단한 안라쿠는 고등학생 시절에도 다른 선수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