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6일 보수정당의 핵심 지지 지역인 대구를 찾아 신당(新黨) 창당 시기에 관한 계획을 재차 강조하는 등 창당 관련 행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당내 '원심력'의 뚜렷한 중심으로서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민심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EXCO(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자신이 모집한 지지자들을 상대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자신이 2년 전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전당대회 당시 연설했던 장소를 찾은 것이다. 이날 행사엔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 이 전 대표와 긴밀한 사이인 당내 인사들도 함께 했다.
최근 "신당 창당 확률은 하루에 1%씩 올라가고 있다"며 당과 멀어져가는 자신의 향후 행보를 암시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이같은 의지를 좀 더 뚜렷하게 드러냈다.
그는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앞서 시한으로 언급했던 다음 달 27일과 관련해) 선택이 그것보다 빨라질 수 있지만 늦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나아가 "만약 신당을 창당하고, 만약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대구 지역구 출마와 본인 중심의 세(勢) 규합 상황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다음 달 초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열어 지지자들과 정책 등 여러 방면에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창당 분위기는 조성돼 가고 있지만, 여권 안팎의 중도보수 내지는 중도층 민심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유인책이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계속되는 과제다.
여론은 이 전 대표의 창당에 대해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이 전 대표 중심 신당 창당'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좋게 본다'고 답한 반면, 48%는 '좋지 않게 본다'고 답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 중엔 74%가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현역 의원들이 탈당을 거론하거나 신당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소극적인 것도 상징적인 사례다. 당내 이른바 '비주류'로 언급되거나, 이 전 대표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 역시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기도 한다. 최근 들어 이 전 대표가 지역구 출마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심심찮게 거론돼온 대구 지역도 마찬가지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만드는 신당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미지'만으론 안 된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와 역할을 둘러싼 기대심리에 당내 이목이 훨씬 더 집중되지 않았나"라며 "지역구는 차치하더라도 같이 할 인물이든, '반윤' 외 기조든 제대로 된 무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응답률은 13.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