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직원 초봉이 연 4천만원에 주 4일 근무제, 2년마다 주어지는 16일간의 리프레시 휴가. 게다가 정년도 없는 '꿈의 직장'. 그런데 정작 직원 퇴사율은 '95%'
국내 산업용 자동문을 생산, 시공하는 주식회사 '코아드'의 얘기다.
"하하하. 언젠가 우리 회사가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 기사 댓글에 '20명이 입사해서 19명이 퇴사한 나쁜 회사'라는 내용이 달렸어요. 그런데 사실 퇴사한 19명 모두가 해외 지사로 발령난 겁니다. 해외 지사는 모두 독립 법인이라 본사를 퇴사하고 발령을 내거든요"
결국 퇴사하는 직원은 거의 없다는게 이 대표의 말이다. 임금이나 워라밸 모두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수준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코아드의 근무는 주 4일제로, 지난해부터 본격 도입됐다. 고객 응대를 위한 당직 직원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들이 금요일부터주말까지 쉰다. 주말 공사는 외주를 주거나 수당 20만원이 나오는 주말 근무를 자청하는 직원들에게 맡긴다.
주4일제를 실시하기 위해 코아드는 신규 인력을 10% 정도 더 뽑았다. 아울러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생산과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대면 보고나 회의도 모두 없애는 등 업무 효율성도 높여 주 4일제의 공백을 메웠다.
"IT나 서비스 업종 중소기업이 아닌 제조업종 중소기업이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곳은 우리가 국내에서 거의 처음일 겁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국내 제조 중소기업에게 주 4일 근무제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꿈인게 현실이다.
신입 직원 연봉 4천만원도 마찬가지. 2021년 기준 통계청의 중소기업 임금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은 266만원으로, 연봉으로 치면 3192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코아드 '신입' 직원 연봉은 중소기업 급을 넘어선 셈이다.
내년에는 이를 5천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니 신입 연봉이 대기업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코아드에는 정년도 없다.
코아드의 직원 채용 방식은 특이하다. 우선 생산직으로 채용해 이후 경력이 쌓이면 영업부서나 해외 지사로 부서를 옮겨 발령을 내는 방식이어서 인력 과잉의 문제가 좀처럼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직원이 재직중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65세에 이르거나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사망 근로자가 받던 급여를 가족 생계 급여로 지급한다.
이처럼 코아드가 직원 근무 여건에 집중하는 이유는 중소기업 월급 직원으로 있다가 창업한 이 대표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성공한 중소기업 사장들 모임을 갔는데, 30%는 부모가 하던 회사를 물려 받은 경우고 30%는 부모가 경영하는 회사와 일감 관계에 있는 회사였고 30%는 부모가 재력으로 밀어주는 경우였습니다. 오직 10%만이 저와 같은 흙수저 창업이었죠"
이 대표는 "코아드 창업 때도 직원들이 좀 더 벌고 좀 더 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 고민의 결과가 현재와 같은 임금 복지 제도로 나타났다.
'곳간에서 인심 나듯이' 물론 영업 성과가 뒷받침돼야 직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코아드의 매출은 200억원 정도로, 영업이익율이 20%로 굉장히 높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
지배 구조도 임직원이 전체 주식 지분의 53%를 갖고 있고 이 대표 지분이 47%다. '사장이 마음에 안들면 직원들이 언제든지 내쫓을 수 있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코아드는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상장 목적도 자금 조달보다는 인지도 제고 측면이 강하다"며 "인지도가 오르면 회사 매출도 오르고 그러면 직원들에게도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