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감사' 의혹 유병호 강제수사 나선 공수처, 소환 주목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윤창원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 의혹에 연루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국회 일정 등의 이유로 출석을 미루고 있는 유 사무총장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특별수사본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있는 유 사무총장 사무실과 그의 주거지 등 여러 곳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감사원 직원의 주거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착수, 감사보고서 의결과 공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유 사무총장은 '적법한 감사'라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지난 9월 감사원과 권익위 사무실에 이어 지난달에 조은석 감사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지만, 유 사무총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유 사무총장은 공수처의 출석 통보에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다섯 차례나 응하지 않았다. 국정감사 일정과 국회 예산안 처리 일정을 마친 뒤 12월 초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예산안 처리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로 다음 달 2일까지 본회의 심의·확정 및 이송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여야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등을 두고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일정대로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해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등을 놓고 여야가 갈등한 끝에 법정기한을 22일 넘겨 12월 24일에서야 '지각' 예산안 처리가 이뤄졌다.

유 사무총장 측은 출석 일정과 관련해 복수의 날짜를 특정해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유 사무총장은 국회 일정을 마무리짓고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또다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유 사무총장이 소환 요구에 불응할 경우 "법이 허용한 수단을 사용하겠다"며 강제수사 전환을 시사했다.

최근 유 사무총장에 대한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김 처장의 이같은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수처가 압수수색에 이어 체포영장 청구 등 연이어 '강수'를 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청구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유 사무총장의 신분 등을 고려해 출석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협의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공수처와 유 사무총장, 양측은 12월 초 구체적인 소환 일정 조율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