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왕 안세영(21·삼성생명)이 올해 처음으로 국제 대회 입상이 무산됐다. 부상 후유증 탓인데 추가 재활할 가능성도 있다.
안세영은 23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16강전에서 왕즈이(중국)에 0 대 2(12-21 16-21)로 졌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12위에 완패를 안았다.
오른 무릎 부상 후유증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 당시 오른 무릎 통증으로 쓰러졌다. 그러나 투혼을 발휘해 한때 천적이던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정밀 검진에서 안세영은 무릎 근처 힘줄 파열 결과를 받았다. 이에 안세영은 약 40일 동안 재활에 힘썼다.
안세영은 지난주 BWF 월드투어 슈퍼 500 일본 마스터스에서 복귀했지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천위페이에 1 대 2로 졌다. 그러더니 중국 마스터스에서는 16강에서 떨어진 것이다.
올해 안세영이 국제 대회 4강에 오르지 못한 첫 사례다. 앞서 안세영은 2023년 15개 대회 모두 4강에 진출해 우승 10번, 준우승 3번, 3위 2번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고, 최고 권위 전영 오픈에서도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안세영은 역시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체전과 단식 2관왕에 올랐다.
이런 엄청난 활약으로 안세영은 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천위페이(중국),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1번 우승한 안세영의 수상이 유력하다. 천위페이와 야마구치는 같은 기간 우승이 각각 5회와 3회에 그친다.
다만 안세영이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릎 부상 여파와 실전 감각 저하 등으로 안세영은 범실이 늘었고, 수비 범위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배드민턴 대표팀 김학균 감독은 "지난주 일본 마스터스와 이번 대회는 재활이 얼마만큼 됐는지, 통증은 없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기술적인 훈련은 하지 않았는데 통증은 아직 약간 남아 있는 상태"라면서 "재활이 더 필요할지, 훈련을 더 해야 할지에 대해 코치, 트레이너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의 다음 목표는 내년 파리올림픽이다. 최고의 2023년을 보낸 만큼 긴 호흡으로 2024년을 준비해도 늦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