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233개 영업점은 5만원권이 처음 나온 지난달 23일 한국은행 부산본부로부터 총 300억원어치의 5만원권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이후 수요가 줄면서 한국은행으로부터 갖고 오는 금액이 계속 줄기 시작해 3일에는 10억원으로 유통 첫날에 비해 3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산은행 지역문화홍보부 주업돈 과장은 "아직까지 고객들이 대부분 5만원권을 기념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소비 쪽으로 연결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5만원권이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서면지점은 5만원권 등장 이전에 영업자금으로 은행에서 인출해온 10만원권 자기앞수표 규모가 하루 평균 400만~500만원선으로 큰 변화가 없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5만원권의 등장으로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크게 줄 것이고 예상했지만 10만원짜리 수표를 더 선호하는 고객들이 아직 많다"며 "뚜렷한 원인을 분석하기 어렵지만 5만원짜리 지폐의 사용을 어색해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지난달 26일부터 2일까지 진행한 신권 교환행사 기간 하루 평균 200장 정도의 5만원권을 교환해 갔지만, 이 기간 매장에 회수된 5만원권은 하루 평균 30장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3개점의 경우에도 지난 26~28일 신권 교환행사에서 총 3900장의 물량 가운데 860장만 교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들도 아직까지 신권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반응이다. 메가마트 남천점의 경우 지난달 5만 원권이 하루 평균 30~40장 들어오는 데 그쳤다. 카드 결제가 보편화돼 굳이 5만 원권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메가마트 남천점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권 결제가 극히 적지만 어제 오늘은 지난달에 비해 조금 늘었다"며 "5만 원권 유통 추세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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