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정상 체중처럼 보이지만 내장 지방이 쌓인 상태인 '마른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 마른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지만 스스로 비만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나우리가정의학과의원 이진복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는 CBS노컷비즈 '의사결정'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2000년대 초기와 2023년 현재를 보면 마른 비만 환자들이 엄청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른 비만은 겉보기에는 정상 체형이지만 과도하게 쌓인 내장 지방으로 인해 체지방률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정희 교수팀이 2015~2016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여성 10명 중 3명이 마른 비만에 해당한다.
마른 비만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빵, 과자, 라면 등 정제된 탄수화물이 들어간 음식의 인기가 지목된다. 맛이 없으면 음식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음식의 정제된 탄수화물 수준이 높아지며 마른 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또 과학·교통 등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 것도 마른 비만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원장은 "현대로 넘어오면서 우리 생활이 너무 편리해졌다"며 "운동 부족이 마른 비만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마른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요산, 통풍 등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노년기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 근골격계 질환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외견상 살이 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마른 비만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마른 비만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체성분 검사를 통해 근육과 지방의 양을 측정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