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호실장인 것처럼 행세하며 경호실 채용 대가로 돈을 요구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제6형사단독 문채영 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6) 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A 씨와 공모해 사기 미수 혐의로 기소된 B(58)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 1월 대구 기초의회 예비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피해자 C 씨에게 대통령 경호실에 채용되도록 해주겠다고 한 뒤 채용 대가로 돈을 가로채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이 김건희 여사의 경호실장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김건희 여사 경호실의 5급 비서관으로 채용되게 해 줄 테니 이력서를 보자"고 속였다.
이어 "설에 비서실 직원들에게 30만 원씩은 줘야 하니 1500만 원을 주면 김건희 여사님께 잘 전달하겠다"며 돈을 받으려다 C 씨의 신고로 현행범 체포됐다.
또 A 씨는 지난해 12월 전 대구시의회 의장 D 씨에게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호를 맡고 있는데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여성위원으로 추천하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려다 신분을 의심한 D 씨가 제안을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
이 밖에 A 씨는 지난해 3월 "골프장 사업을 하는데 돈을 빌려주면 수익을 내 갚아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3500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문 판사는 "피고인 A 씨는 비서실장을 사칭하며 부정 청탁 목적으로 돈을 가로채려고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동종 전과 이후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재범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일부 범행은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피고인 B 씨에 대해서는 "A 씨의 사칭 범행을 묵인하면서 부정 청탁 목적으로 돈을 가로채려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범행 공모 사실을 부인하며 책임을 넘기는 모습을 보여 엄정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해자 신고로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