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씨를 상대로 낸 30억원대 위자료 소송에서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천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노 관장이 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서 양측은 소멸시효 등을 두고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측은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결혼 생활이 이미 십수 년간 파탄된 상태였고, 노 관장 측이 반소로 이혼을 청구한 지도 3년이 더 지났다며 손해배상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이혼도 확정이 안된 상황에서 소멸시효를 계산할 수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간통 행위로 제3자가 취득한 이익이 상당하다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액도 당연히 인정돼야 한다"라며 "최 회장이 김씨와의 관계를 공개한 이후 김씨에게 1천억 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그에 비해 노 관장이 청구한 위자료 30억 원은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씨 측은 입장문을 통해 "노 관장 측에서 주장하는 1천억 원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허위 사실이고, 증거로 확인됐다는 점도 허위"라며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명예훼손일 뿐만 아니라 가사소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범죄행위로 해당 변호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명백한 허위사실인 1천억 원 증여를 운운하며 언론에 브리핑을 하는 등 왜곡하고 있다"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법의 판단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1998년 노 관장과 결혼한 최 회장은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가 무산되자 이듬해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맞소송을 내고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지분의 절반 분할을 청구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양측 모두 불복했다.
노 관장은 이어 올해 3월 김씨를 상대로도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의 정식 변론은 내년 1월 18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