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최악의 5경기와 최고의 5경기를 연달아 치렀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대표팀이지만 어찌 됐든 클린스만 감독도, 선수들도, 축구 팬들도 원하는 공통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다사다난했던 2023년 A매치가 마무리됐다. 올해 성적은 10경기 5승 3무 2패.
부임 초반과 한 해 A매치가 마무리된 지금, 분위기 차이는 천지 차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 "1 대 0으로 이기는 것보다 4 대 3으로 이기는 게 낫다"며 공격 축구를 천명했다. 하지만 직후 5경기에서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도 홈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후 9월 A매치 웨일스전마저 비겨버리며, 대한축구협회가 1991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최다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감독이 됐다.
"아시안컵 우승"을 첫 목표로 설정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축구 팬들의 의심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축구 외적으로도 여러 논란을 자초해 민심을 완전히 잃었다. 국가대표 홈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호명될 때 야유가 나올 정도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른바 '원격 근무 논란'을 시작으로, 잦은 해외 출장과 ESPN 출연 등 외부 활동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상대 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가 하면, 영국 원정 당시 선수 시절 소속팀(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매치에 출전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쿨링 브레이크 당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지 않는 모습까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는 등 갖가지 설화에 얽혔다.
반전은 9월 A매치 사우디아라비아전부터 시작됐다. 이 경기를 1 대 0으로 잡은 클린스만호는 이후 10월 A매치에서 튀니지전 4 대 0, 베트남전 6 대 0 승리를 거뒀다.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한 월드컵 2차 예선에선 각각 5 대 0, 3 대 0으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최근 5경기 19득점 무실점 전승.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등 비교적 약체인 상대가 포함됐다는 시선도 있지만 매 경기 다득점으로 상대를 제압했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대다수다.
진정한 시험대는 내년 초 카타르 아시안컵이다. 한국 축구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은 무려 63년 전이다. 아시아의 강호를 입증하기 위해선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특히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이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주요 유럽파의 컨디션이 정점을 찍고 있는 시점이라 팬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2일 기자 회견에서 "저는 토너먼트를 많이 경험을 해봤고, 상당히 즐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토너먼트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방심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E조에 말레이시아, 바레인, 요르단과 함께 편성됐다. 내년 1월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 챔피언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