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8명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영상]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①]


▶ 글 싣는 순서
①"출산율 0.78명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
(계속)

합계출산율 0.78명을 두고 한 명은 '망했다'고 했지만 또 다른 한 명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우리나라의 출산율 수치를 듣고는 "대한민국 망했네요(Wow, Korea is so screwed)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인간발달가족학과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한국은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0일 방한한 카렌 보겐슈나이더 교수와 CBS노컷뉴스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녀는 줄곧 희망을 이야기했다.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확신에 찬 말을 하도록 만든 걸까.

카렌 교수는 "제가 너무 낙관적일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과거 한국이 걸어온 발자취를 잘 알고 있지 못해서 그런 말씀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전쟁의 폐허로부터 전세계 13번째 경제 강국이 됐고 코로나19 방역 측면에서도 전세계 3위 국가 안에 들었다"며 반세기 동안 한국이 이룩한 "엄청난 성장"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은 정말 뛰어난 수준이고, 가장 보장성이 높은 아동수당 제도를 가지고 있다"며 탄탄한 육아 제도를 칭찬했다.

가족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가 지난 20일 CBS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주최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에 연사로 참석한 직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CBS 김세준·권병석·손샛별

미국 가족정책 입안과 시스템을 설계한 권위자인 그는 "대한민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지하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지난 2000년대부터 가족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점과 가족 정책에 대한 지출도 10배 가량 증가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을 보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며 "어느 순간 대한민국은 출산율 문제를 해결한 모범 사례로 꼽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녀의 희망 섞인 '응원'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카렌 교수도 그 부분을 꼬집었다. 바로 '근로시간'이다.

그는 특히 "한국 아버지들의 근로 시간이 너무 길어 육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미국에서는 많은 아버지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에 참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아버지들도 가사노동과 육아에 참여를 원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줄일 경우 직장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고 여길 수 있어 그 두려움 때문에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것.

장시간 근로를 '가족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근로시간을 줄이게 되면 육아를 할 수 있고 가사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출산율도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제도가 제대로 사용되려면 기업, 특히 고용주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정책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한국은 채찍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통해 육아휴직 등 정책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게 제재를 가하거나 처벌을 하는 등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족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가 지난 20일 CBS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주최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에 연사로 참석한 직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CBS 김세준·권병석·손샛별

반면 '당근'정책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는 "한국 같은 경우 2008년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인증을 받은 기업은 5천여개 뿐이고 그 중 20%가 공기업"이라며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를 더 확대해 나가면 어떨까"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국가의 예산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같은 정부 조직이 구성돼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조직에 권한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로 달았다.

그는 "한국에 이러한 컨트롤 타워가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고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정책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꼭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위원회의 권한이 확대-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 1명당 출산장려금을 주는 이른바 '현금성' 정책에 대해서는 "더 많은 소득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렌 교수는 "한국 같은 경우는 주거비 지원 금액 등 여전히 선진국들 평균 금액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우선순위로 상정한다면 예산이 제한적이더라도 지원금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가 지난 20일 CBS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주최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에 연사로 참석한 직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CBS 김세준·권병석·손샛별

▶ 다음은 카렌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일문일답
- 한국에는 '맘충' '노키즈존'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미국에도 노키즈존이 있나. 한국엔 전국적으로 400여곳의 노키즈존이 있는데요, 아이를 환대하지 않는 사회, 인구의지가 낮은 사회인데 어떻게 하면 인구의지가 이 사회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네. 우선 미국에서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은 사실 흔한 개념은 아닙니다. 물론 노인분들끼리 거주하는 커뮤니티 시설에서 이런 노키즈존이라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흔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정책입안자들이 특정 정책을 만들 때 모두가 그 정책을 받아들일 것이고, 그 정책의 적용을 받을 것이고, 그 정책을 옹호할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요. 노키즈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노키즈존을 지정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환대를 하고, 동의를 하고, 이를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발표자 한 분이 아동 중심의 아동친화도시 사례를 언급해주셨는데요. 제가 여기 한국에 머물면서 호텔 엘리베이터를 보니까 제가 머물던 호텔 엘리베이터에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엘리베이터 버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정책을 입안할 때 한 가지 개념이나 컨셉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들이 정책을 다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나 착각을 하면 안 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한 가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세에서 44세 한국인의 90%가 사실 아이를 가지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유망한 그리고 긍정적인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키즈존을 지정한다고 해서 모두가 노키즈존을 반기고 환대하고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래서 우리가 이런 정책들을 입안할 때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다른 관점에서도 현상을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자녀를 둘, 세명씩 낳아 기른다. 반면 한국은 자녀 1명만 낳거나 아이가 없는 딩크족도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비용도 많이 드는데 1명을 낳아 18세까지 키우는 데 비용이 약 4억원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가족의 관점'(the lens of Family)의 관점으로 이런 현상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먼저 이 딩크라는 개념이 사실 미국에서 그렇게 자주 사용되는 표현은 아닙니다. 저 또한 이 딩크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딩크라는 개념에 대해서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제가 오늘 발표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우리가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렌즈로 사회의 현상을 바라볼 수 있겠는데요. 이 딩크라는 것도 사실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어떻게 비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아동 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늘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히곤 합니다. 아동급여나 혹은 육아휴직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같은 경우는 개인의 관점에서 개인의 렌즈로 이 현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겠죠.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은 사실 이러한 아동급여나 육아휴직 같은 것들이 과연 나를 위해서 어떤 이득이 있는 것인가 나를 위한 의제인가 이런 것들을 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딩크 문제를 비롯해서 우리의 가족이나 아동 문제는 가족의 관점에서, 가족 친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출산율의 문제 같은 경우도 우리가 가족 중심적인, 가족 친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친화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좀 더 포괄적으로 우리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 구성원에게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가족의 가치가 실제로 사회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우리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가족이 이행하고 있는 기능은 정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이바지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요.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서로를 지원해 줄 수 있고  육아나 돌봄에 있어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 서로를 지지해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가족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가족이 있어야 사회가 작동합니다. 이 사실을 우리가 깨달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혼자서 살아날 수 없습니다. 꼭 가족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역량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나중에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에 가정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스킬을 습득하고 그다음에 학교로 가고 사회에 진출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자라서 리더가 되거나 사회적 역량이 뛰어나거나 혹은 문제 해결 능력이 출중한 아이들은 좋은 양육을 받고 자랐고 좋은 육아를 부모로부터 받고 자랐다는 것입니다. 가족들과 부모가 책임을 지고 아이를 양육해야 되는 이유입니다. 가족의 역할을 생각해 보았을 때 가족은 우리 사회와 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좀 더 포괄적으로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족의 관점에서 문제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엄마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면, 한국에서 슈퍼우먼은 직장일도 하면서 집안일도하고 자녀 양육까지 책임지는 여성을 뜻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봐야 한다는 문화와 규범이 강한 곳에서 슈퍼우먼이라는 상징적 언어가 사라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외에서 가정 내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가사 역할 분담은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미국에서는 많은 아버지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에 더더욱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연구 결과에서도 많은 남성들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아버지들이 가사 노동이나 육아에 더더욱 이전과는 달리 더욱 많은 참여를 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의 아버지들 같은 경우는 한 가지 장애물이 있는데요,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육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만약 자신들이 근로시간을 줄이게 된다면 기업 입장에선 해당 직원이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고 여길 수 있고, 그러한 두려움 때문에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아버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육아나 가사 노동에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 어머니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을 효율적으로 잘하는 측면은 있지만요. 그러나 아버지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가사 노동과 육아에 참여한다면 아이들이 자라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지속시켜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 아이를 돌보는 것 자체가 '중독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아이와 교감하고 내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고 아이가 나에게 의지하고 있구나 라는 기쁨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행복과 기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장시간의 근로시간을 언급해 주셨는데 이것도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만약 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인다고 가정을 해보면 직원들 입장에서, 직원 개개인들의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이 줄어드니까 당연히 이득이겠죠. 그런데 같은 현상을 가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육아를 할 수 있고, 가사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일 것이고 결과적으로 출산율도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복직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더 많이 제공한다면 이게 개인의 관점에서는 어머니에게 이득이겠지만 또 가족의 관점에서 이 현상을 살펴본다면 단순히 여성이나 경력단절 여성뿐만 아니라 가족 전반에 큰 도움이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한국에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현장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아휴직을 내는 근로자에게 눈치를 주는 사내문화가 여성 경력단절 현상을 고착화시키는데 기존에 잘 만들어진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책적인 측면을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한국 같은 경우 육아휴직의 기간이 다른 곳보다 더 길지만 그 보장성은 더 낮은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전반적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휴직 기간을 차라리 줄이고 보장성을 이보다는 더 높여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와서 복직을 하게 되면 소득이 그 이전 소득  대비 31%의 소득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질문해주셨는데요. 사실 여기서는 고용주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서 저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한국은 채찍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치나 통계 자료들을 기반으로 일종의 모니터링과 메트릭을 펼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육아휴직에 관한 통계나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가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여성들이 복직을 했을 때 과연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는지, 이 여성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다시 되찾는지 이러한 것들에 대한 통계나 여러 가지 모니터링은 이미 많이 진전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일부 한국의 정부 부처에서는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통해서 이러한 정책에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제재를 가하거나 심한 경우 처벌을 하는 등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제 당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있고, 기업이 사회에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믿음이 점점 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고요.그리고 실제로 기업이 그렇게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경우 직원들에게 있어서 그 기업은 더욱 더 매력적으로 비치고 그 기업의 평판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실제로 한국 같은 경우 2008년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 제도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인증을 받은 기업이5천 개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중 20%가 공기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단순히 저의 의견입니다만 이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를 좀 더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한국의 정책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다른 방법으로는 인증 받은 기업들에게 공공조달 서비스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법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더 많은 기업이 가족 친화적인 기업으로 전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은 정부나 교육계, 언론계 아니면 대중문화의 주요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이런 가족 친화적인 기업들을 홍보하고 또 이런 기업들을 알리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예를 들어서 한국 드라마 중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했던 두 명의 주연 배우가 일종의 TV쇼에 나와서 이러한 가족 친화적인 기업들에 대해서 홍보하고 알리고, 그러한 움직임을 계속 진전시켜 나가다 보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 친화적인 기업들을 알게 될 것이고 가족 친화적인 기업들이 우리 한국 사회에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국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라고 대통령이 위원장인 조직이 있다. 권한은 없고 예산도 각 부처에 흩어져 실효성 논란도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유사한 컨트롤타워가 있는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부 조직을 어떻게 구성하나요?

"사실 다른 국가에 유사한 조직이나 컨트롤 타워가 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같은 조직은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조직에 권한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산과 자원을 가용하는 데 있어서 위원회에 권한이 조금 더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출산율을 올리는 문제는 상당히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러 보고서를 보면 항상 나오는 한 가지 공통된 결론이 있는데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한 국가에 이러한 컨트롤 타워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정책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꼭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사실 오늘날 한국의 교육시스템 자체가 모두를 위해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그래서 이러한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좀 생각을 해보고 조직을 설립해서 그런 것들을 모니터링해야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대학 진학이 모두에게 도움 되고 필요한 일인가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물론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더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제 얘기가 와 닿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 정책은 여전히 바뀌어야 되는 부분이 있고요. 일자리 정책에 있어서도 단순히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좀 관찰하고 모니터링하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위원회의 권한이 더욱더 확대되고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출산율에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자녀를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을 지급합니다. 예를 들면 첫째 아이 출산에 100만원, 둘째 아이 낳으면 200만원이런 식인데, 직접 예산지원 효과를 어떻게 보시나요?

"왜 국민들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은지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면, 3분의 1은 주거비 부담이라고 답변을 하고 3분의 1은 또 육아비용 혹은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고 답변 합니다. 우리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조금 더 진지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면 이렇게 예비 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에게 조금 더 많은 소득 지원을 해야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은 이에 있어서 매우 좋은 모델입니다. 스웨덴 같은 경우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 급여 혹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게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육아비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금액의 급여나 지원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는 그래도 조금 더 그 금액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예산이 물론 제한적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책입안자들이 이러한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우선순위로 상정을 한다면 그리고 정책을 이행해 나간다면 그 이후에 예산이나 자원 같은 경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주거비 지원 금액에 있어서도 여전히 선진국들의 평균 금액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 미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말에 "대한민국 망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정책학 분야 권위자로 교수님은 어떤 의견인지. 만약 이대로 갈 경우 대한민국이 망하는 게 맞다면, 한국인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나요?

"오늘 발표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은 출산율을 늘릴 수 있는,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듣고 제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대한민국이 마주하고 있는 그러한 장애물을 다 인지하고 있음에도 출산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드리는 겁니다. 말씀하신 영상의 교수님께서는 과거 한국이 걸어온 발자취를 잘 알고 있지 못해서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정말 엄청난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한국전쟁의 폐허로부터 이제 전 세계 13번째 경제 강국이 되었고요. 또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은 정말 뛰어난 수준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보장성이 높은 아동수당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 내에 대한민국은 조기교육과 그 외에 여러 교육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코로나19 방역 측면에 있어서도 전 세계 3위 국가 안에 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일단 대한민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출산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지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족과 관련된 정책을 이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이미 2000년대부터 대한민국은 그러한 가족 정책을 계속 펼쳐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 정책에 대한 지출도 10배 가량 증가했고요.

이처럼 이러한 과거의 일들을 반추해 보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미래를 결정함에 있어서 항상 과거를 반추해보고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상정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그간 일궈냈던 사회의 경제적인 발전과 그 성취로 인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출산율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겠죠. 하지만 저는 결국 어느 순간에 대한민국은 선진국들 중 이러한 출산율 문제를 해결한 좋은 모범 사례로 꼽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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