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 발사에 9.19 정지…불붙은 남북 '정찰위성 경쟁'[안보열전]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형준 기자


[앵커]
북한이 어젯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했고요, 우리 정부는 예고했던 대로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군사분계선 일대 정찰을 재개하겠다는 선언인데요.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입니다.

김형준 기자의 안보열전으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겠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젯밤에 발사가 되는 바람에. 정부는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에 이어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9.19 군사합의 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 관련 내용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국방부 제공

전에 말씀드렸지만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서로 무인기 유인기 날리지 말자고 한 일정 구역이 있는데, 이걸 이제부터 적용 안 하겠다는 거고요. 오늘 15시부터입니다.

저쪽도 정찰위성 띄우니까 우리도 정찰기 띄워서 북한 도발 징후를 파악해야 한다는 근거를 댔습니다.

허태근 국방정책실장입니다.
"접경지역 북한군 도발 징후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까지 발사하여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 우리 군은 9.19 군사합의 이전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입니다."

[앵커]
근데 우발적인 충돌을 막으려고 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던 거잖아요. 5년 만에 효력을 다시 정지를 하면 그만큼 위험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특히나 지금 또 계속 무력도발이 있는 상황인데.

[기자]
사실은 작정하고 포를 쏘고 이런 건 우발적이라 부르기가 좀 어렵습니다. 진짜 문제는 사실 무인기라고 전현직 군 관계자들이 얘기하는데요, 왜냐면 무인기가 군사분계선 근처를 날아다니다가 하늘에 무슨 선을 그어 놓은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현장에서 장병들이 그걸 바로 쏘거나 하면 그 때부터 이게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교수는 이번 효력 정지가 "박근혜 정부 개성공단 철수에 버금가는 악수 중에 악수"라며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되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고요.

전인범 전 육군 특전사령관은 "효력 정지나 폐기는 당연한 조치이지만 이걸 꼭 선언을 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라며 "오히려 우리가 긴장을 고조시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부정적인 평가가 좀 있는 거네요.

해군 제공

[기자]
네. 또 어제 부산에 F-35C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미 해군 원자력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 들어왔다는 얘기 해 드렸는데 곧 이 항모를 동원한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오늘 항모에 방문해서 이걸 언급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북한이 지금 또 위성 관련해서 후속 발표까지 한 상황이예요?

연합뉴스

[기자]
네, 제가 이 스튜디오 들어오기 1시간쯤 전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가 있었는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 오전 이번 발사를 진행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했습니다.

일단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고,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 항을 촬영한 사진이 있다면서 일주일에서 열흘간의 세밀조정공정을 마치고 12월 1일부터 정찰임무에 착수하게 된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앵커]
뭔가 성공한 것처럼 말하네요?

[기자]
근데 해당 사진을 정작 공개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실제로 그 사진의 해상도가 어떤지, 과연 사진 찍는 데 성공하긴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위성이 원래 궤도에 진입이 성공한 거랑 제대로 작동하는 건 다른 문제예요.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태양전지판을 펼쳐서 배터리 충전을 하고, 관제소랑 통신도 돼야 하죠. 실제 사진을 찍어 봐야 됩니다, 시험 촬영. 또 그 다음에 검보정이라고 해서 사진 품질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해요. 북한 주장대로면 일단 시험 촬영에 성공했단 겁니다. 아직 증거는 없지만요.

[앵커]
증거는 없지만. 그리고 김 기자 주특기 중 하나가, 미사일 사진 보고 이거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분석하는 거잖아요. 탄도미사일 기술이랑 비슷한 로켓 부분 사진은 공개됐단 말이죠. 이것도 좀 뜯어 보셨어요?

[기자]
사진은 1차 발사 당시 공개한 것보다 더 자세했습니다. 그래서 뜯어 볼 부분이 꽤 있었어요. 일단 엔진 노즐이 지난번의 2개가 아니라 4개로 늘었습니다. 기존의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에 쓰던 백두산 엔진을 두 세트 붙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걸 클러스터링이라고 합니다.

ICBM에 쓰는 엔진을 썼으니까 추력도 상당히 좋을 테고요, 실제로 전문가들은 일전에 발사했던 ICBM 화성-17형과 비슷한 형태와 발사로 진행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료 주입에서부터 발사까지요.

사실 그래서 이게 위성 발사 목적이라기보다 ICBM의 실제 사거리, 즉 정각발사를 연습했다고 의심하기도 하는데, 일단 군 관계자는 위성이랑 ICBM은 발사체는 같더라도 궤도가 많이 다르대요. 그래서 그걸 모사하기는 어렵다고 얘기하고요.

뭐 북한이 실제 사진을 공개하게 되면 이거 사실 ICBM 아니냐, 이런 의심을 불식시킬 수는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근데 어제 북한이 발표한 내용 중에 남한 너네도 정찰위성 곧 쏘지 않냐, 이런 내용 있었는데 북한이 쏜 거랑 우리가 쏘게 될 건 뭐가 다른가요?

[기자]
일단 11월 30일, 그러니까 다음주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첫 독자 정찰위성, 425 사업의 첫 발사가 진행됩니다. 발사체는 스페이스X의 팰컨 9입니다. 북한이 트집잡은 건 이걸 말하는 거고요.

한화시스템 제공

그리고 425 사업과는 별개로, 오늘 한화시스템이 공개한 내용인데 올해가 가기 전에 합성개구레이더, SAR 방식 위성을 정부의 도움을 받아서 우주로 발사할 예정입니다.

제가 모호하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지구관측위성'이래요. 그런데 원래 우주에서는 민간용과 군용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어떻게 쓰일지는 대충 짐작이 가능하실 것 같고요. 조금만 기다려 보시면 정보가 더 공개될 겁니다. 제가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제한이 좀 돼 있습니다.

제가 '남북 정찰위성 경쟁'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사실 성능 측면에서는 비교가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앵커]
우리가 압도적인가요?

[기자]
훨씬 뛰어나요.

일단 북한이 어제 쏜 위성과 올해 우리가 쏘는 425 사업 위성은 전자광학/적외선, EO/IR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카메라입니다. 날씨의 영향을 받죠.

근데 우리는 이것만 있는 게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SAR, 즉 합성개구레이더라고 하는데 전자기파를 위성에서 지상으로 쏩니다. 그러면 반사가 되잖아요? 이걸 컴퓨터가 합성해 재구성해서 영상을 만들어요. 이건 날씨랑 상관이 없습니다. 이걸 올해 말에 쏘는 게 있고, 아까 말씀드린. 내년에 425 사업으로 쏘는 게 또 있습니다.

다만 성능 차이가 어떻든 북한은 말씀드렸듯이 위성이 아예 없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성공하면 눈이 새로 생기는 거잖아요?

[앵커]
카메라만 달린 위성일지라도.

[기자]
북한 입장에선 분명히 효용성이 있고요, 우리도 군사적 행동을 할 때 일정 수준 북한에 노출될 걸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연합뉴스

또 하나, 이번 발사가 끝이 아닙니다. 군 관계자 말을 들어 보니까 이론적으로는 한반도 상공에 1천개가 있어도 실시간으로 다 못 본대요. "위성은 많을수록 좋다". 왜냐면 지구를 돌면서, 공전이라고 하는데 같은 지점에 오는 데 걸리는 일정한 시간이 있어요. 이걸 재방문 주기라고 하는데, 여기서 잠시 북한 조선중앙TV 리춘히 아나운서 말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앞으로 빠른 기간 안에 수 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발사하여 남조선 지역과 공화국무력의 작전상 관심지역에 대한 정찰 능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을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됩니다."

[앵커]
정찰 능력을 계속 확보해 나가겠다, 이렇게 말하네요?

[기자]
말인즉슨 실패하든 성공하든 상관없이 또 쏜다는 얘깁니다. 당분간 긴장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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