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지드래곤 결국 음성…연예계 마약 수사 '전환점'

좌측부터 배우 이선균과 그룹 빅뱅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박종민·황진환 기자

연예계 마약 수사가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한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물론 단순 모발로만 마약 감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드래곤은 손발톱도 채취해 정밀 감정에 들어갔지만 역시 음성이 나왔다. 이선균은 다른 부위 체모를 감정 의뢰했지만 중량 미달로 감정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선균을 조만간 재소환해 체모를 다시 채취한 뒤 추가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과 지드래곤 관련 마약 수사는 내사 단계부터 언론에 노출되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첫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한 이선균은 고개 숙여 가족과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후 두 번째 조사에서는 '평소 알고 지낸 유흥업소 여실장에게 속아 마약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았던 지드래곤은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보도가 나오자마자 법률대리인을 통해 일관되게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했고, 경찰이 소환하기 전에 먼저 자진 출석해서 조사에 임했다.

특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번 마약 스캔들을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서 지드래곤은 마약 부작용 의혹을 받았던 과격한 몸 동작·발언에 대해 "직업 특성상 비춰지는 곳이 많고, 6살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고, 춤을 많이 추다 보니 신체적으로 유연한 부분이 있다.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있어서 어떤 상황이든 오래 생각하고 잘 말하기 위하다 보니 그런 것인데 고칠 수 있으면 고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연예계 마약 사건을 살펴보면, 가수 겸 배우 박유천처럼 눈물로 호소한 기자회견 또는 강력한 부인 이후에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검찰에 기소된 경우가 적지 않아 의혹의 시선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선균과 지드래곤 모두 마약 투약의 가장 강력한 물증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발 등 정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기에 이제 '공'은 경찰에 돌아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내사 단계부터 노출된 이번 경찰 수사에 불편한 시선과 함께 진술 만으로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두고 '무리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대상자가 다른 범죄에 대해 진술하는데, 그것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관련자의 진술과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하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모발은 머리카락 길이에 따라 1년 안팎, 손발톱은 5~6개월 전의 투약 여부를 감정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과연 난항 속에서 경찰이 혐의를 입증할 물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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