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韓‧中 포털'엔 '알프스 고장' 등 빠져…정부 "의도적 배제라 생각하지 않아"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왼쪽)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우리 해역 방사능 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운영 중인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정부 명칭) 포털'에 한국어‧중국어판 질의‧응답에서만 '런던협약 위배 여부' 등 일본 측에 불리한 항목이 빠진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 측의 의도적인 정보 배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21일 말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정례 브리핑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한일 양국 간 협의한 대원칙 하에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월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이후 도쿄전력은 인근 해역 삼중수소 농도 등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가 담긴 포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한국어와 함께 일본어‧영어‧중국어 등 4개 국가 언어로 제공되는데, 질의‧응답(Q&A) 항목에서 일본어와 영어판은 26개로 구성됐지만 중국어‧한국어판은 9개에 불과해 차별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처리수 포털 사이트 내 질의‧응답 항목을 살펴보면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ALPS 배기 필터 손상을 설명하는 영어판과 다르게 한국어판에는 내용이 없다. 처리수 포털 사이트 캡처

일본 기업 도시바가 오염수 정화를 위해 만든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경우, 지난 2021년 배기 필터 손상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일본어‧영어판에선 2개의 질의‧응답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어‧중국어판에선 필터 손상 관련 답변이 아예 없다.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 위반' 등 관련 항목도 마찬가지로 일본어‧영어판에만 있고, 한국어‧중국어판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이 높았던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일본 측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차관은 일본어‧영어판과 한국어‧중국어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도쿄전력의 입장은 이렇다. 도쿄전력 내 한국어 전문 인력이 영어에 비해서 부족하고, 또 이러한 실정을 감안해서 현재 Q&A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그런 답변을 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일본 측과 투명한 정보를 공유하자는 그 기본 원칙 하에서 현재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4일부터 공지사항은 현재 영어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고, 또 Q&A도 기술적인 부분이긴 하겠습니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은 수준으로 제공되리라 생각한다"며 "한일 양국 간 합의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취지에서 보게 되면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건 원칙적인 내용이 아니라 실무 차원에서 이뤄진 어떤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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