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5분 이순민(광주FC)과 교체되기 전까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 이후 황희찬(울버햄프턴),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노리치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연속골에 힘입어 5 대 0 대승을 거뒀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발을 기분 좋게 내디뎠다.
황인범은 경기 후 "전반에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했다"면서도 "후반에 득점이 고루 나온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말 추웠는데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기 초반에는 싱가포르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조규성의 선제골 이후 다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에 황인범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조급해하지 말고 침착하고 측면을 활용해 공격 찬스를 만들자고 했다"면서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보니 침착하게 찬스를 만들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 동료들과 9월 A매치 이후 두 달 만에 맞춘 호흡이었으나 완벽한 모습이었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홀로 배치되는 '원 볼란테' 역할을 소화하며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과 탄탄한 빌드업을 선보였다.
황인범은 "감독님은 내가 공격보다 수비적인 성향이 많은 선수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면서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김)민재랑 (정)승현이 형 사이에 삼각형을 잘 만들어주면서 나가지 말고 지키는 플레이를 하라고 하셨고, 공을 받고 전환하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재와 승현이 형이 컨트롤을 잘 해줘서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됐던 것 같다"고 씨익 웃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적인 역할은 '6번 롤', 공격에 치중하면 '8번 롤'이라 일컫는다. 클린스만호에서 황인범은 6번 롤을 소화하고 있는 것. 그는 "소속팀에서도 그(6번 롤) 위치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어색한 부분은 없었다"면서 "8번 롤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C조 2차전 중국 원정길에 오른다. 황인범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게 경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오늘처럼 남은 5경기에서도 침착하게 믿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