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짧은데 정말 어렵다"…수학 22번 킬러문항 논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정부가 '킬러문항 출제 배제' 방침을 밝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영역 고난도 문항을 놓고 킬러문항 논란이 일고 있다.
 
각종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수학영역 공통과목 주관식 22번 문항을 두고 "이게 킬러가 아니면 무엇이 킬러냐"는 반응이 올라왔다.
 
교묘하게 난도를 높인 '사실상'의 킬러문항이라는 주장과 어렵지만 공교육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2번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다.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도 구해야 한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22번 문항이 과도하게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거나 교묘하게 함정을 파놓은 '킬러문항'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수험생은 "22번 풀릴 듯 안 풀릴 듯해서 계속 계산하느라 결국 쉬운 29, 30번은 못 건드렸다"고 밝혔다. 다른 수험생은 "수학 22번은 정말 짧은데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수능 수학 손 뗀지 1년 된 것을 감안해도 내가 20분이나 걸린 거면 난도가 너무 높다"며 "킬러 없앤다면서 지난해보다 더 어렵게 냈느냐"는 수험생도 있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 수능분석상황실에서 임성호 대표와 강사들이 수능시험 분석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에 대해 EBS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22번이 손을 못 댈 정도의 문항은 아니고, 수험생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해 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까다로운 문항이기는 하지만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문제풀이 기술'을 요구하는 문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못 풀면 킬러문항이 아니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고, 문제 풀이 기술이 필요한 문제를 킬러문항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수학 22번은 얼마든지 학교 현장에서도 3차 함수를 직접 그려보면서 그런 것들을 학습할 수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킬러문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수험생들이 풀지 못하는 고난도 문항이 아니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개념이나 지식을 물어, 사교육을 통한 문제 풀이 기술을 요하는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수학 22번 문항은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르는, 정답률이 단(單)단위 정도까지 떨어지는 문제다 보니까, 일반 학생들은 이런 문제에 접근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평가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 당국은 교사 25명으로 '킬러문항' 여부만 판단하는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이번 수능에서 신설할 정도로 킬러문항 배제에 신경을 썼다. 그동안의 수능 출제과정에서는 수능 출제위원단과 수능 검토위원단만 있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경인교대 정문성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수능출제점검위원회에서 '킬러문항 없음'이라고 확인을 받은 다음에 출제를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출제가 진행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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