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싱가포르를 5 대 0으로 제압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첫 관문부터 깔끔한 승리을 거두며 순항을 알렸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 수비에 막혀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반 43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 이후 활기를 되찾았다. 후반 4분 황희찬(울버햄프턴), 후반 17분 손흥민(토트넘), 후반 21분 황의조(노리치시티), 후반 39분 이강인의 추가골에 힘입어 5점 차 대승을 거뒀다.
특히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예상치 못한 오른발 크로스로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장기인 왼발 슈팅으로 골맛까지 보며 펄펄 날았다. 최근 A매치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과 조규성이 최전방 공격에 나섰고, 황희찬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 공격을 이끌었다.
황인범(즈베즈다)은 중원에서 공격을 조율했고, 포백 수비 라인은 이기제(수원), 정승현(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설영우(울산)로 구성됐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하지만 한국은 싱가포르의 질식 수비에 고전했고, '수문장' 핫산 압둘라흐 서니의 눈부신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황희찬 등 주축 공격수들이 수차례 득점을 노렸으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6분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저돌적인 드리블 이후 파울을 얻어내 프리킥 찬스를 맞았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후 한국은 계속 공격을 주도했고, 전반 18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황인범이 문전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을 향해 롱 패스를 넣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서니 골키퍼가 뛰쳐 나와 몸을 날려 이를 쳐내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싱가포르 골키퍼는 또 다시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전반 28분 왼발잡이인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예상을 깨고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이재성이 헤더로 득점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한국에겐 골대 불운까지 따랐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문전 앞에서 헤더로 떨군 공을 조규성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골 포스트에 맞았다.
하지만 조규성은 전반 43분 답답한 공격의 혈을 뚫는 첫 골을 폭발했다. 이강인이 수차례 올린 크로스가 드디어 조규성에게 정확히 전달됐고, 조규성은 그대로 왼발을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조규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전반을 1 대 0으로 마쳤다.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다소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송의영이 넣은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됐는데,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실점을 면했다.
만회골이 무산된 싱가포르는 추격 의지를 잃었고,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손흥민을 놓친 탓에 추가 실점했다. 손흥민은 시원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팀의 3번째 골을 신고했다.
싱가포르의 수비는 결국 흔들리기 시작했고, 또 다시 한국의 득점이 터졌다. 후반 21분 송의영이 공교롭게도 설영우의 발을 걸어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나선 황의조가 득점에 성공해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5번째 골이 터졌다. 후반 39분 이강인이 장기를 살려 화려한 왼발 슈팅으로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5점 차 대승으로 월드컵 2차 예선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