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5대0으로 완파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정예 멤버로 싱가포르를 상대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최전방에 섰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고, 이기제(수원 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손흥민도, 클린스만 감독도 이른 선제골을 강조한 상황. 하지만 작정하고 내려선 싱가포르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계속 싱가포르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7분 손흥민의 프리킥은 수비수 머리를 맞고 나갔고, 전반 10분 황인범의 왼발 중거리포는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16분 황희찬의 슈팅 역시 수비수 발에 맞은 다음 골키퍼 품으로 향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23분 이강인의 크로스와 조규성의 헤더에 이어 이재성의 오른발 골이 터졌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리플레이로는 완벽한 온사이드였지만, VAR이 없어 판정이 뒤집힐 수 없었다. 전반 29분 이재성의 다이빙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33분 조규성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반 골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후반 4분 만에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이 드리블로 수비수 2명 사이를 뚫었고, 공을 넘겨받은 조규성이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 뒤에서 달려든 황희찬의 헤더. 공은 그라운드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18분 세 번째 골이 터졌다. 다소 조용했던 '캡틴'의 발끝이 번쩍했다. 손흥민은 왼발 감아차기로 싱가포르를 울렸다.
3대0 리드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3명을 동시 교체하면서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조규성과 이재성, 이기제를 빼고, 황의조(노리치 시티)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진수(전북 현대)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22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의 패스에 이은 이강인의 힐 패스가 나왔고,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했다. '캡틴'은 페널티킥을 동갑내기 황의조에게 양보했다. 황의조는 후반 23분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후반 35분 손흥민이 쓰러졌다. 싱가포르 수비의 거친 파울에 당했다. 손흥민은 소리를 지르면서 고통스러워했다. 다행스럽게도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있다가 라인 밖으로 나간 뒤 다시 들어왔다.
이강인이 경기를 끝냈다. 후반 40분 싱가포르가 걷어낸 크로스가 이강인 앞에 떨어졌다. 이강인은 왼발로 다섯 번째 골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