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둘러싼 '막말 릴레이'…강경으로 치닫는 민주당

박종민 기자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이의 설전으로 촉발된 여야 막말 릴레이에 국회 '신사협정'의 취지가 무색해진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선 한 장관을 향한 일부 의원들의 거센 비난과 탄핵 주장이 오히려 한 장관의 몸집을 키워줄 수 있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15일 페이스북에 한 장관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금수'라고 표현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에 대해 "국회 수준을 낮추는 정치 쓰레기"라고 썼다. 이날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동훈 장관의 발악"이라며 "(검사) 탄핵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극렬한 반응이라니 효능감을 느낀다"고 비꼬았다.
 
여야 인사들의 막말 경쟁은 지난 9일 송 전 대표가 한 장관을 "건방진 놈"이라고 저격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이틀 뒤 한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시대착오적인 운동권의 도덕적 군림"이라고 송 전 대표에 반격을 가했다. 그러자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단언컨대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 유정주 의원은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고 다시 한 장관을 쏘아붙였다.
 
이 같은 언사는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만나 맺은 신사협정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당시 여야는 회의장에서 손피켓을 붙이거나 고성을 지르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에서 검찰 탄핵 이슈를 화두로 날 선 비방이 오가면서 여야가 또다시 정쟁에 휩싸인 모양새다.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는 한 장관 발언에 일일이 맞대응하는 건 그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준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고심에 빠진 분위기다. 정당이 하나의 행정 조직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 사활을 거는 건 체급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당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검사 2명에 더해 이원석 검찰총장이나 한 장관에 대해서까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강경일변도 행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지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크게 이기면서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한 초선 의원은 "냉정히 말하면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에 도취돼 있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은 어차피 이길 거고, 현역 의원들은 경선이 일차적으로 우려되니 지지층에게 공격받지 않도록 다른 의견이 있어도 숨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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