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었나 '코세페'…유통가 기대감 '솔솔'

코리아세일페스타. 연합뉴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지만, 원조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할인율에 국내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으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당장의 고무적인 성과보다는 대규모 행사 분위기를 최대 대목인 연말까지 이어가며 반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세페는 오는 30일까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전통시장 등 2500여 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지난해보다 참여 업체가 200곳 이상 늘었고, 기간도 기존 15일에서 20일로 연장됐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0일 개막식에서 "고물가로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모두 힘든 상황에서 코세페가 국민 모두에게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정부가 주도하고 지자체, 민간기업까지 합세한 초대형 행사임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한 듯하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 들어봤다. '네이버쇼핑페스타'를 말씀하신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네이버쇼핑페스타는 코세페가 시작되기 이전에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할인전이다. 박씨는 "솔직히 필요한 것은 그때 그때 온라인으로 할인쿠폰을 받아 구매하는 편이라 이러한 행사에 큰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

최대 50%라는 할인율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신모씨(46)도 "지난 주말에 백화점에 갔더니 코세페라고 붙어 있기는 하던데, 평소에 하는 할인 행사와 별 다를 게 없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눈에 띄게 더 싸게 파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행사에 참여한 유통업계의 시각은 소비자들의 반응과는 다르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단숨에 녹일 수는 없겠지만,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각 사별 행사로 고객들의 쇼핑 욕구를 자극할 수 있고, 이를 연말까지 이어갈 마중물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코세페 개막 이전인 2일부터 12일까지 롯데 유통군은 계열사 통합 축제 롯데레드페스티벌을 진행했는데, 행사 자체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계열사들은 코세페 기간 동안 할인전을 이어가고, 백화점은 곧 겨울 정기세일에 돌입하는 등 연말까지 고객 모시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생활비 절감에 방점을 둔 신세계그룹의 '쓱데이'(19일까지), 사상 첫 계열사 통합 쇼핑 행사인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백화점 패밀리 위크(26일까지)' 또한 비슷하게 코세페 분위기를 연말로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단숨에 확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11월에도 대규모 쇼핑 행사가 진행된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연말 수요도 미리 잡아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출발은 나쁘지 않다고 보고, 한해 성과가 달린 12월까지 분위기가 더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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