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발표가 늦춰진 것과 관련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사 눈치보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의대정원 수요조사 발표를 연기한 건 의사단체 눈치를 보기 때문 아니냐"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40개 대학의 의대정원 수요를 2030년까지 받았는데, 따져볼 것도 있고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 연기를 했다"며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025년에는 현재 의대 위주로 증원하고 향후에 지역 의대 신설 등 단계적 증원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지역의대 신설을 건의하자 조 장관은 "2025년은 당장 내년 상반기 입시요강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현행 의대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편차나 지역 병원 인프라를 감안해서 지역의대 신설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일까지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도별로 의대 희망 증원 규모에 대한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복지부 조사 결과, 2025학년도 의과대학 희망 증원 인원은 최대 2700명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2030년도에는 증원 수요가 4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교육부와 함께 의학교육점검반을 통해 각 의대별로 증원 여력이 있는지 현장 조사를 진행중이다.
앞서 복지부는 당초 13일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지만 공지를 돌연 취소했다. 이번주 내로 증원 규모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갈수록 확고해지면서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정부와의 논의 테이블인 '의료현안협의체' 협상단을 교체했다. 또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하는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추진중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사 수를 늘리기 전에 필수의료 인력이 빠져나가는 현실을 바로잡는 게 먼저"라며 의대 증원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부는 전국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긴급 전문과목별 의사인력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14일 외과계 학회와 간담회를 열고 진료 인프라 확충 등 의견을 청취했다.
오는 15일에는 지난주 취소됐던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재개해 의료계 설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