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탄핵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곧바로 번복하는 등, 검찰 탄핵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14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검찰총장 탄핵 가능성에 대해 "논의는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후 최 원내대변인은 '당 대변인-기자단' 카카오톡방을 통해 "'논의될 것 같다'고 발언한 것은 '잘못이 있으면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이며, 검찰총장 탄핵은 논의한 적도, 논의 계획도 없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발언을 180도 정정했다.
실제 민주당 내 강성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총장의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당 원내대표단과 지도부는 검찰총장 탄핵을 공식화하는 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강성당원들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들어주다가 자칫 총선을 앞두고 중도·부동층 표심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이반을 의식해 검찰개혁 논의를 중단한 사례가 있다.
그렇다고 당내 '빅마우스'인 강성당원들의 탄핵 목소리를 무작정 무시할 수 만도 없는 상황. 여기에 일부 상임위원회와 TF 소속 민주당 의원들 또한 탄핵 요구가 강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단과 당 지도부까지 당분간은 '강경투쟁' 기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국민과 강성당원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국회 밖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검찰 독재와의 투쟁'을 선포하며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이들 신당이 지역구에 후보를 낼 경우 야권 표가 분산할 우려가 있지만,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형태를 띨 경우 민주당으로선 향후 전략적 연대 대상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