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도환은 2018년 SK(현 SSG)에서 첫 우승을 경험했고, 2021년에는 KT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올해 LG의 29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며 통신 3사에서 모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6 대 2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된 뒤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서로에게 샴페인을 뿌리고 춤을 추며 세리머니를 즐겼다.
세리머니를 마친 뒤 샴페인에 흠뻑 젖은 채로 취재진 앞에 선 허도환은 "KT에서 우승을 했을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샴페인 파티를) 못했다. SK 때는 많이 먹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LG에 와서 우승을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내년에도 우승을 한번 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느덧 3번째 우승을 경험한 허도환은 "항상 우승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면서 "2018년과 2021년 모두 그랬고, 올해도 기분이 좋아서 (우승을) 또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마지막 우승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도환은 올해 정규 시즌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4푼1리(6타수 9안타)를 기록,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에 "감독님이 은퇴시킨다고 해서 힘들었는데"라고 농담을 하며 힘든 기억을 떠올렸다.
허도환은 비록 백업 포수였지만 LG 염경엽 감독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허도환은 "시즌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계속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하셨다"면서 "나름대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씨익 웃었다.
염 감독은 LG 2군 훈련장인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허도환이 제2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허도환은 "(이천에) 남지 말고 원정도 따라다니라고 하시더라. 항상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익혀놓으라고 하셨다"면서 "(경기에 뛰지 않은) 시간이 길어져서 은퇴를 해야 하나 싶었는데, 감독님이 나를 찾아주셔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1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4차전에 대타로 나서 타점을 올렸다. 이때 팬들의 환호성이 터졌는데, 허도환은 "순간 울컥했다. 처음엔 초구를 치려고 했는데 응원가를 듣고 공을 지켜봤다"면서 "그래도 안타를 치고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점인 번트를 시도할 기회가 오지 않은 데 대해서는 "두 번 정도 나갈 뻔 했다"면서 "그때마다 앞에 타자들이 잘 쳐서 준비를 하려고 했고, 떨렸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안 하고 싶다. 너무 힘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